"투자금도 대신 받아줄게"..피해자 두 번 속인 사기범 징역 3년

/사진=뉴시스

투자자를 속여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뒤 투자금을 대신 받아주겠다고 한번 더 속여 억대 채권까지 포기하게 만든 50대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합의 1부(박옥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피해자 B씨를 속여 총 15억원 상당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3년 11월 B씨에게 본인이 참여한 재개발 사업이 시작될 것처럼 속여 대여금 명목으로 B씨에게 7억원을 가로챘다. 실제로는 A씨가 언급한 재개발 사업은 행정절차 착수조차 못한 상태였다.

2016년에는 B씨가 C회사에 투자한 투자금 8억원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A씨는 "대신 갚아주겠다"며 채무인수 합의서를 작성토록 했다. 이에 따라 B씨는 C회사에 대한 투자금 반환 청구 능력을 상실했다.

당시 A씨는 "나도 받아야 할 돈이 많으니 면책적 채무인수에 합의해주면 돈을 받아 일부를 대신 주겠다"고 피해자 B씨를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C회사로부터 받을 돈도 없는 데다, 오히려 C회사에 주식대금 명목으로 지급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는 2014년과 2015년 또 다른 피해자 D씨로부터 골프장 선불권 5000만원 어치를 구입한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사기 혐의까지 추가됐다.

재판부는 "면책적 채무인수를 하면 돈을 상환받을 수 있다고 한 것은 피해자의 간절하고 불안한 심리를 악용한 것으로 피해자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편취한 돈 중 피고인이 취한 이득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