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 OB’ 등판 채비에… 현역들 불만

김승환 2023. 8. 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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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호남 올드보이(OB)'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구가 잇따르고 있다.

천 전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OB 용퇴론에 대해 "그동안 중앙 정치권은 유독 광주 지역 다선 정치인들에 대해 물갈이를 되풀이해 큰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게 한 건 아닌지 짚어 봐야 한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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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천정배·정동영 총선 준비
“험지 아닌 텃밭 출마 명분 없어”
천 “물갈이론 큰 정치인 못 나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호남 올드보이(OB)’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구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박 전 원장과 천 전 장관을 겨냥해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혁신위 주장을 두고 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OB 출마가 당의 총선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3선 의원인 박 전 원장은 해남·진도·완도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 주말 동안 해남·완도를 돌며 지역 인사를 만났다. 해남·진도·완도는 민주당 윤재갑 의원 지역구다. 천 전 장관은 무소속 양향자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 정 전 장관은 민주당 김성주 의원 지역구인 전북 전주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최근 혁신위뿐 아니라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잇따라 이들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최근 라디오에서 “변화된 민주당을 보여 주는 인물이 필요한 상황인데 그런 분들이 후보가 되면 당의 전체적인 색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호남 현역 의원들도 OB들의 출마 준비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OB가 강남3구 같은 험지에 나간다고 하면 박수받을 일이지만 텃밭인 호남에서 소위 ‘땅 짚고 헤엄치겠다’고 하면 명분이 없는 거 아니냐”며 “당에서 공천 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OB들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천 전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OB 용퇴론에 대해 “그동안 중앙 정치권은 유독 광주 지역 다선 정치인들에 대해 물갈이를 되풀이해 큰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게 한 건 아닌지 짚어 봐야 한다”고 받아쳤다.

호남 OB들이 인지도나 인적 기반 등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호남 OB들이) 끝까지 간다고 하면 당에서 어찌할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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