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왕의 DNA’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십계명같은 구계명이네요.
"'하지 마, 안 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땐 철저히 우리 애 편을 들어달라"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교육부 5급 사무관입니다.
이 편지를 받은 선생님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요?
실제 아버지는 자녀의 이전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아이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혼자 남게 됐는데, 이게 선생님의 방임 때문이라는 겁니다.
결국 선생님은 직위해제됐고, 사무관은 이런 사실을 후임 교사에게 알렸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죠?
물론 해당 선생님은 혐의없음으로 복직했고, 이 편지가 보도되고 논란이 되자 거꾸로 교육부가 이 사무관을 직위해제했습니다.
그제서야 사무관이 사과문을 내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왕의 DNA라는 표현은 "경계성 지능을 가진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였다"며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고요.
자기 자식 귀한 거 어떤 부모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특히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자식이라면 더욱더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선생님도 누군가의 귀한 자식 아니겠습니까.
천상철 기자 sang1013@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