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갑질 의혹 교육부 사무관, 직위해제 뒤 "상처 드린 점 사과"

"경계성 지능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
"왕의 DNA 표현은 치료기관 자료 중 일부"
"제 직업이 협박으로 전해질거라 생각 못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우리 아이는 왕의 DNA'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담임 교사에게 보내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교육부 사무관이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교육부 사무관 A씨는 오늘(13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생님들을 그 누구보다 존경하며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담임선생님에게 보낸 자료는 제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라며 "교장 선생님과 상담 중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새로운 담임 선생님께 전달해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A씨는 또 "전후 사정의 충분한 설명 없이 메일로 자료를 전달했으니 황당한 요구로 불쾌하셨을 것 같다"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 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전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발달이 느리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학교 교실에 홀로 있었던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한 사실, 반 전체 학생이 우리 아이만을 대상으로 나쁜 점, 좋은 점을 쓴 글이 학교종이 알리미앱에 올라간 사실을 안 순간 부모로서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저의 직장과 제가 6급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단 한번도 말씀 드린 적은 없다"며 "그래서 저의 직업이 선생님에게 협박으로 느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혹여나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드리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교육부 사무관 A씨가 자녀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 (사진,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한편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교육부 사무관 A씨는 지난해 11월 초등학생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 B씨를 신고했습니다.

자녀가 도서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겨둔 것은 '방임'이라는 이유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B씨는 직위해제됐다가 올해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이후 새 담임교사 C씨에게 편지를 썼는데, 여기에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말해도 알아듣는다",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등의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습니다.

A씨는 또한 새 담임교사에게 자녀의 교육 내용 및 행동 변화를 기록해 매일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전임 담임교사를 '아동 학대'라고 진정할 때 사용한 문서도 새 담임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A씨가 교사에게 갑질을 한다는 민원을 받고 조사 뒤 구두 경고 조치했지만, 이번엔 논란이 커지자 A씨를 직위 해제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