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쏠쏠한데 주가도 우상향…돈 몰리는 '배당성장 ETF'

성상훈 2023. 8. 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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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배당성장株 ETF…장기투자자에 인기
코카콜라·브로드컴 등
10년 넘게 배당 늘려온
주주친화 기업에 투자
사진=한경DB


‘배당성장주’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황에 빠진 국내 주식형 ETF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상품이 배당성장 ETF다. 안정적인 배당과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장기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2개월 만에 수천억 자금 몰려

배당성장주는 고배당주와 성장주의 중간 개념이다. 배당의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배당이 얼마나 꾸준히 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배당이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해도 투자금 대비 배당률은 매년 올라간다.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려면 영업을 통한 현금 흐름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기업은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자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배당성장 ETF는 총 10개. 전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투자 대상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매년 배당을 늘려온 우량 기업인데, 주로 미국 시장에 이런 기업이 많다.

국내에 상장한 가장 일반적인 배당성장 ETF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등 3개 상품이다.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는 상장 2개월 만에 순자산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ACE미국배당다우존스도 각각 순자산이 2600억원, 1200억원에 달한다.

이들 ETF는 공통적으로 암젠, 홈디포, 브로드컴, 시스코시스템스, 펩시코, 코카콜라, 셰브런 등 1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생활 의약품, 가정 인테리어 제품, 음료 시장 등에서 시장 지위가 공고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당률만 살펴보면 연평균 2.9%대로 생각만큼 높지 않다. 배당 재투자와 주가 상승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 ETF의 기초지수인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 인덱스’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91% 올랐다. 배당재투자까지 고려한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11.56%에 달했다.

 50년간 배당 늘린 기업 장기 투자

초장기 배당성장주만 모아놓은 ETF도 인기다. 5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에 투자하는‘KBSTAR 미국S&P배당킹’과 25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업체를 모아놓은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이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인 배당성장 ETF보다 배당률이 높은 대신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배당수익을 포함한 투자 수익률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1%대. 일반적인 배당성장 ETF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상품도 있다. 커버드콜은 종목에 투자하면서 해당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 전략이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주기적으로 받는 배당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시장 하락기엔 손실을 방어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기엔 수익이 제한된다. 국내에선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 H)’ 등이 거래되고 있다. 펀드 운용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에선 다양한 전략 활용

작년 말 본격 개화한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에선 다양한 배당성장 ETF가 거래된다. ‘뱅가드 디비던드 어프리시에이션(VIG)’과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가 가장 대표적인 배당성장 ETF다. 순자산이 각각 109조원, 62조원에 달한다. 국내 배당성장 ETF처럼 장기적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초장기 배당성장 ETF는 ‘프로셰어즈 러셀 US 디비던드 그로어스(TMDV)’와 ‘프로셰어즈 S&P500 이비던드 아리스토캣츠(NOBL)’ 등이 있다.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FT Cboe 베스트 S&P500 디비던드 아리스토캣츠 타겟인컴(KNG)’도 활발히 거래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당성장주에 다른 투자 전략을 가미한 ETF 상품도 많다. ‘인베스코 하이 일드 에쿼티 디비던드 어취버스(PEY)’는 중소형 배당성장주를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대형주에 비해 안정성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통신업체인 텔레폰앤데이터 시스템즈, 노스페이스 브랜드 등을 보유한 의류업체 VF코퍼레이션 등이 주된 투자 기업이다. ESG 우수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X트래커스 S&P500 ESG 디비던드 아리스토캣츠(SNPD)’에도 최근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배당성장주 중 ESG 영역에 강점을 지닌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배당성장주에서 기술주를 골라 담는 ‘프로셰어즈 S&P 테크놀로지 디비던드 아리스토캣츠’(TDV)도 눈여겨볼 만한 상품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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