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복 가치 알리는 데 앞장”…배성주 명인의 전통복식전 ‘진찬연’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에 참석했던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국가의 거사를 즐겼을까?
배성주 명인의 전통복식전 ‘진찬연’이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정조의 친모이자 사도세자의 부인이었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수놓았던 다양한 복식문화를 고증하고 재현하는 자리다. 화성행궁 봉수당 앞에서 진행됐던 회갑진찬연은 당시 왕실 행사 중에선 가장 크고 화려한 규모였으며, 당대 궁중문화의 백미로 여겨진다.
특히 전시는 이 같은 행사에 녹아든 맥락을 살려 화성행궁 광장 맞은편의 전시공간에서 당대 전통 의복 문화를 음미하도록 했다. 관람객들을 위해 귀주머니 향낭과 괴불노리개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의 기회도 열려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혜경궁 홍씨가 입었던 청색 바탕의 적문을 수놓은 ‘적의’가 걸려있고, 벽면과 양 옆으로는 홍곤룡포, 녹원삼, 노의 등 잔치에 참석한 하객들, 장군과 문무백관들이 입었던 의복이 적절히 배치돼 있다. 관람객들은 옷 사이를 가로질러 가면서 당시 잔치에 모여든 이들이 어떤 격식과 예의를 차렸는지 둘러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서로 다른 버전의 철릭(조선시대 남성복 중 하나)도 만날 수 있다. 같은 철릭이어도 각 집안마다 주름이나 길이감 등 사소한 요소들이 전부 달랐다는 점이 흥미를 돋운다.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1호 침선장 이수자로 20여 년간 침선(바느질)을 통해 전통 한복의 가치 계승을 위해 힘써온 배 명인은 복식의 재현을 위한 연구와 제작뿐 아니라 보자기와 같은 각종 소품, 자수 등 바느질에 관계된 모든 작업을 이어오면서 수원, 용인 등지의 지역민들과 만나왔다.
그는 공방을 찾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한복을 제작해주는 디자이너이자 침선 기술을 오랜 기간 수련해온 장인, 창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예술가이다.
전통을 잃으면 뿌리째 흔들린다고 강조한 그는 전통한복문화를 알리는 데 있어 무엇이 전통이고 무엇이 전통이 아닌지 올바르게 인식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유독 고집스럽다. 요새 한복에 새로운 트렌드를 입히는 모습에서 경계가 많이 희미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보다는 전통을 고집하길 원한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의 한복이 생활, 퓨전한복이 전부인 줄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는 안타깝다. 무엇이 전통인지 확실히 알고 난 뒤 유행의 변화가 이어져야 하는 것이 순리 아니겠나”라고 털어놓았다. 이번 전시 역시 그의 간절한 마음이 반영된 자리다.
배 명인은 “오래 전부터 행궁 근처에서 정조에 관한 전시를 꼭 하고 싶었다. 숙원이었다”며 “수원시민들과 전통한복의 미와 가치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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