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기 맥못추고 킹달러 거침없고…변동성 더 커진 원화값
1300원대 굳어지면 경제 위험
4분기 불안 걷히면 강세 전망
달러당 원화가치가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다. 불과 몇 주 사이 1200원대와 1300원대를 오가더니 최근 들어 급격한 원화값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 변동성은 통상 원화 약세 시기에 강해진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 경기 부진 등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면서 환 변동성이 커지고, 과거 위기 때 주로 거래되던 '1300원대'에 머물며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두 달간 원화의 움직임은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6월 1일 1321.6원에서 약 2주 만인 6월 13일 1271.4원까지 올랐지만, 6월 30일에 다시 1317.7원로 떨어졌다. 이후에는 다시 가파른 오름세를 타며 2주 만인 7월 17일 1260.4원을 찍었다.
이후 다시 방향을 반대로 틀어 지난 11일 1324.9원까지 미끄러졌다. 2~3주 간격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습이다.
월별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지난 6월 6.6원, 7월 5.4원으로 2월(7.8원)과 3월(8.7원)보다 작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달에는 9거래일 중 거의 하루 걸러 한 번씩 10원 이상 움직였다. 외환시장에선 장중 10원 이상 출렁이면 심리적 충격이 크다.
연간 평균 변동폭을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6.2원으로 작년(6.3원)보다 작지만 2021년(3.6원), 2020년(5.0원), 2019년(3.5원), 2018년(4.1원) 등 예년보다 컸다. 이는 작년 6월부터 미국이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가 '킹달러'로 불릴 만큼 폭주하고, 올해에도 대체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무역수지 적자 등 허약한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값이 다시 1300원대로 떨어진 것을 보다 더 큰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1300원대는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나타나 한국 경제의 위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대로 되돌아간 배경에는 급등세인 미국 국채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달러당 원화값이 1330원대를 뚫을 경우 1350원으로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맥을 못 추는 중국 위안화도 원화값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위안화는 최근 기대 이하의 경제지표로 지난 5월 중순 중국 당국의 마지노선인 포치(달러당 7위안)를 깬 뒤 줄곧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얼마나 장기화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다시 들썩이면서 미국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화값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종료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원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원화 강세의 재료"라고 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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