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과 동시에 우승…OK금융 오기노 감독 "더 강한 선수단 만들 것"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부임과 동시에 OK금융그룹의 창단 첫 컵대회 우승을 이끈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더 단단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OK금융그룹은 13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결승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5-23 22-25 25-23 25-20)로 제압했다.

4번째 도전 만에 달성한 값진 결과물이다. OK금융그룹은 2015년과 2019년, 2021년 3차례나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달랐다. 앞선 3번의 결승전에서 단 한 세트를 따내는 데 그쳤던 OK금융그룹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창단 첫 KOVO컵 우승을 차지했다.

오기노 감독은 팀의 지휘봉을 잡고 참가한 첫 대회에서 우승까지 달성하며 다가올 V리그에서의 기대감을 키웠다.

오기노 감독은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선수, 스태프 모두를 칭찬해주고 싶다"라면서 "V리그를 대비해 하나의 산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층 강화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오기노 감독은 부임 이후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감독과 스태프, 선수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팀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호칭부터 바꿨다. 선수들에게 감독이라는 호칭을 빼고 '오기상'으로 부를 것을 주문했다. 선수들이 감독이라는 벽을 느끼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코치들 역시 단순히 감독의 지시를 따르고 이를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자리가 아닌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했다.

오기노 감독은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상하관계가 아니다. 이를 깨고자 연습과 이동,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모두 섞여서 하고 있다"라며 "코치들도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선수들이 이를 듣게 하면서 신뢰를 두텁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리베로 부용찬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송희채, 이민규 등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결승전 때 경기장을 찾아 함께 우승 기쁨을 나눈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오기노 감독은 "결승전에서 이기든 지든 다같이 모여 사진을 찍을 생각이었다"라며 "이런 과정에서 1~2명이 이탈하면 팀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다 모이자고 했다"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일본에서 산토리 선버즈를 이끌고 천왕배(2010년)와 쿠로와시 전일본선수권대회(2019년)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맞이한 첫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오기노 감독은 "우승을 한다 안 한다를 생각하기보다 2개월 정도 함께한 선수들이 어느 정도 경기력을 보일까 테스트를 한다는 마음이었다"라며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에 좋은 테스트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가올 정규리그는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오기노 감독은 "리그는 주 2회 경기를 하고, 힘든 스케줄을 치러야 한다.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장기 레이스에선 여러 선수들이 활약해줘야 하기 때문에 팀을 1군, 2군으로 나눠 연습하지 않고 동일한 메뉴로 할 거다. 밑에 있는 선수까지 함께 실력을 올리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미=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