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매미가 우는 이유

허연 기자(praha@mk.co.kr) 2023. 8.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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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 안도현 作 '사랑'

매미가 우는 계절이 됐다. 이맘때면 온 세상을 뒤덮는 매미 울음에 대해 많은 아포리즘이 탄생했지만 그중 안도현 시인이 압권이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 여름이 뜨거운 것"이라는 통찰은 읽어도 읽어도 새롭다.

사랑은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곁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아는 이들은 사랑의 규칙과 속성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다.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세상 어딘가에서 아픈 사랑을 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자. 그들의 울음을 기억하자.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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