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대구 아파트값 바닥 찍었다
2021년 11월 이후 92주만
8개 자치구 중 5곳이 상승
미분양도 4개월 연속 감소
"전셋값은 여전히 약세
대세 상승은 지켜봐야"
"워낙 많이 내렸다는 인식에 분양도 그동안 별로 없어서 매매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대구 수성구 공인중개사 A씨)
대구 아파트 시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분양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대구 부동산 시장이 상승 전환하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오름세가 지방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7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올랐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오른 것은 2021년 11월 이후 92주 만이다.
대구의 8개 구·군 가운데 5개 지역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대구 전반적으로 상승 기류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이번 조사에서 상승률 0.03%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뛴 것은 2021년 12월 첫 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구(0.05%), 북구(0.03%), 달서구(0.01%) 역시 이번 조사에서 상승 전환했다. 일찌감치 상승세로 돌아선 달성군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13주 연속 오르고 있다.
거래량도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대구 아파트 매매는 각각 1777건, 2000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2071건까지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한 달 전과 비교해 1억원 넘게 가격이 뛴 매매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중구에 위치한 대구역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9일 5억697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6월 말 4억308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1억3000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그동안 대구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이어왔다. 공급 과잉과 고금리 등으로 매수세가 끊긴 영향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만건을 웃도는 미분양 물량 때문에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는 올해 초 신규 주택건설 사업을 전면 보류했고, 기존 승인된 사업에 대해선 분양 시기를 조절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 아파트가 상승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이 생겼고, 미분양이 4개월 연속 줄어들며 시장이 조금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구를 비롯해 지방권 부동산이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울산은 이번 조사에서 상승률 0.01%를 기록했다.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은 작년 5월 마지막 주 조사 이후 약 14개월 만이다.
대전은 최근 4주 연속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충북, 충남, 경북 역시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건설업계나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아직 분양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일정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구 입주 물량은 올해가 제일 많고, 아직 미분양도 1만건 이상"이라며 "미분양 부담이 없어 가격이 오른 달성군과는 별개로 다른 지역은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전셋값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상승 전환한 매매가격과 달리 대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변동률 -0.02%로 86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방으로 확산되는 것은 예정된 순서"라면서도 "본격적인 상승 여부를 판단하려면 거래량 증가뿐만 아니라 매매·전세가격이 최소한 3~4개월 동반 상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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