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감축에 혜택 뚝 … 지역화폐 존폐 갈림길
지자체 줄줄이 할인율 축소
발행액도 절반으로 줄어들어
올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이 급감하면서 지역화폐 발행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국비에 지역화폐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한때 우후죽순 만들어졌던 지역화폐가 존폐 갈림길에 서게 됐다.
13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경기도 30여 개 시군이 운영 중인 지역화폐 발행 금액은 2조4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9202억원보다 48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경남도 18개 시군의 지역화폐 발행 금액은 8689억원으로 지난해 9612억원보다 1000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창원시는 지난해 2050억원을 발행했으나 올해는 850억원만 발행한다.
경남도는 올해부터 경남사랑상품권 발행을 아예 중단했다. 대구시는 올해 '대구로페이' 발행 목표를 5700억원으로 정했으나 7월 기준 실제 발행은 1041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기준 울산시 '울산페이' 발행 금액은 1546억원으로 올해 목표 금액인 44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화폐 실적이 저조한 것은 올해 국비 지원이 크게 줄면서 재정 부담을 느낀 지자체들이 할인 혜택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지역화폐 국비 예산은 3525억원으로 2022년 705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대구시는 지역화폐 국비 지원이 30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감소함에 따라 구매 할인율을 10%에서 7%로 낮췄다. 경남 김해시도 1인 구매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제한하고, 할인율을 10%에서 5%로 낮췄다.
문제는 내년이다. 현재 정부는 내년 국비 예산에 지역화폐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부가 내년부터 국비 지원을 중단하면 지역화폐 관련 지자체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울산시의 경우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오는 16일부터 울산페이 무할인 발행을 시범운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인당 구매 한도를 월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는 대신 구매 할인율 7%는 20만원에만 적용한다.
반면 제주도는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할인율 5~10%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탐나는전은 할인율 유지 효과에 힘입어 올해 발행 목표액을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국비 지원이 없어지면 지방비만으로 탐나는전을 유지할 방침"이라며 "다만 지방비로만 운영하게 되면 혜택과 구매 한도는 다소 하향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송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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