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과일, 오전 주문 땐 오후 집으로
새벽 경매상품 당일에 배송
채소류 유통시간 대폭 줄여
"신선식품 전문몰 키우겠다"
쓱닷컴(SSG.COM)이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로 확보한 상품을 당일 바로 배송하는 '초(超)신선' 서비스를 내놨다.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를 활용해 익일배송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신선식품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사업의 첨병으로 내세우고 있는 네오의 활용 범위가 점차 확장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13일 신세계에 따르면 쓱닷컴은 지난 10일부터 '새벽 경매-오전 주문-오후 배송'으로 이어지는 초신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쓱닷컴 바이어가 매 영업일 새벽마다 가락시장에서 가장 신선하면서 저렴한 상품을 골라 매입하고 이를 쓱닷컴에서 바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사실상 전날 농가에서 출하한 상품을 다음날 물리적으로 가장 신선한 상태로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쓱닷컴 바이어가 직접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중간 유통 마진 없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쓱닷컴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업계에선 당일 입고한 상품이라도 판매 기간이 보통 하루~이틀 소요됐는데 이번 서비스로 5시간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쓱닷컴은 이렇게 확보한 상품이 남으면 이를 모두 폐기한다. 물론 그동안 쓱닷컴이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적절한 수량만 매입하기 때문에 재고는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한다. 쓱닷컴 관계자는 "경매로 매입한 상품은 평균 판매가보다 30~40%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면서 "여름철 대표 과일 중 하나인 천도복숭아를 시작으로 수박, 멜론, 포도, 대추방울토마토 등을 곧이어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초신선 배송은 쓱닷컴이 네오를 거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에서 한정 운영한다. 또한 가락시장이 열리는 평일에만 경매에 참여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이용할 수 없고 물량 또한 한정적이다.
이번 서비스는 쓱닷컴이 야심 차게 구축한 네오를 십분 활용해 내놓은 서비스로 주목된다. 그동안 가락시장 경매 상품을 다음날 배송하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당일 배송으로 하루 앞당긴 것은 이례적이다. 가락시장 경매는 오전 2~6시에 진행되는데 이는 곧바로 네오로 오전 8시까지 입고된다. 쓱닷컴은 네오에 입고된 신선식품을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일부 지역은 오후 3시까지)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최첨단 콜드체인(저온 유통)을 활용하기 때문에 쓱닷컴은 상품을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배송은 쓱배송을 통해 당일 오후 이뤄진다.
네오 물류센터는 현재 경기 용인에서 1곳, 경기 김포에서 2곳 운영되고 있다. 네오의 자동화율은 80%를 넘어섰으며 일부 신선식품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포장부터 배송까지 진행된다.
쓱닷컴이 당일배송까지 내놓은 배경은 신선식품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993년 이마트를 출범한 뒤로 30년 동안 구축한 농산물 조달 노하우를 쓱닷컴에 이식해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쓱닷컴은 지난 11일부터 호주에서 소고기를 항공기로 들여오면서 유통기간을 30일 이상 줄인 '항공 직송 호주산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부터는 전날 암탉이 낳은 계란을 다음날에만 판매하는 이른바 '초신선계란'을 하루 500판 한정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쓱닷컴은 산지에서 직매입한 상품뿐만 아니라 가락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등에서 당일 경매로 확보한 상품을 곧바로 손질해 입고한 뒤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이번에 내놓은 초신선 배송 서비스는 네오를 통해 유통기간을 극한으로 줄여 비교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2021년 쓱닷컴은 네오에서 만든 빵을 바로 배송하는 '새벽빵'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당일 오전 5시에 만든 빵을 이르면 오전 9시에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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