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장에 뜨는 고배당 커버드콜ETF
최근 한달 수익률 3~4%대
제자리걸음 코스피 웃돌아
상승장 전환땐 수익률 제한
2차전지, 초전도체, 바이오 등 테마주 급등락 장세 속에 코스피가 2600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모습을 보이면서 커버드콜 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과 옵션을 동시에 사고팔아 횡보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도록 설계한 금융상품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코스피는 2.80% 상승하는 데 그쳤다. 2차전지 등 테마주 쏠림 현상에 급등락이 연일 반복되면서 지수는 지루한 박스권을 오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수익률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루한 횡보장이 지속되면서 보수적인 투자자들을 위한 일부 커버드콜 ETF가 오히려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 커버드콜 ETF인 KB자산운용의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최근 한 달 새 수익률 3.19%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상품인 '마이티 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는 4.14%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고배당 커버드콜 ETF 수익률이 두드러진 이유는 독특한 운용 방식 덕분이다.
일반적인 커버드콜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매수+코스피200 콜옵션 매도'의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이 상품은 '코스피200 고배당지수 종목 매수+코스피200 콜옵션 매도' 전략을 취한다.
고배당주는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 고배당주 투자로 높은 배당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콜옵션 매도로 매월 현금이 들어오고 여기에 일반적인 상품보다 많은 배당수익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고배당 커버드콜 수익률이 다른 커버드콜 상품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상품의 백테스팅 결과를 보면 2013년 1월 2일부터 2015년 4월 23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1.27% 오르며 박스권에 갇혔을 때 고배당 커버드콜 수익률은 29.97%에 달했다. 지수는 그대로지만 꾸준히 배당과 옵션 프리미엄을 현금으로 챙겼기 때문이다. 시장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배당과 옵션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지수 대비 훨씬 작은 하락폭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2600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이는 시장 상황"이라며 "시장이 횡보할 때는 커버드콜 전략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데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커버드콜 전략은 대세 상승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효하지 않은 전략이다. 옵션 청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초지수 구성 종목을 매수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승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콜옵션 청산 비용도 덩달아 불어나 수익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 상장된 QYLD(Global×NASDAQ 100 Covered Call ETF)는 연초 이후 11일까지 11.60% 상승했다.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지만 나스닥100지수가 연초 이후 38.35% 오른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시장이 크게 오를 때 커버드콜 상품을 선택하면 기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배당 커버드콜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스피가 3분기에도 의미 있는 반등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대주주 과세 요건을 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이 이르면 9~10월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스권 장세가 계속된다면 커버드콜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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