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에 기댄 성장... 상저하고 대신 '불황형 늪'에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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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불황형 성장'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물가‧기업실적 부진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화해 민간 소비는 2.1% 성장(지난해 4.3%), 설비‧건설투자는 역성장할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에 기댄 불안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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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부진·투자 침체 계속
수출 반등 계기도 안 보여
한국 경제가 ‘불황형 성장’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린 데다, 소비‧투자 모두 뒷걸음질치고 있어서다. 수출‧내수 동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 저조‧하반기 회복)’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주요 경제 지표는 언뜻 보기엔 호조세를 띠고 있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무역수지(총수출-총수입)는 6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 성장률(0.6%)은 올해 1분기(0.3%)보다 크게 높아졌다. 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저점을 지났다”는 평가를 내놓은 배경이다. 앞서 11일 기재부는 ‘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불안한 상황이다. 2분기 민간 소비는 1분기보다 0.1%, 설비투자는 0.2% 뒷걸음질쳤다. 정부 소비(-1.9%)와 수출 증가율(-1.8%) 모두 줄었는데도 2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수입이 급감(-4.2%)한 덕이다.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만든 ‘착시 현상’이란 얘기다.
지난달 수출 역시 착시 효과의 연장선에 있다. 수입(-25.4%‧전년 동기 대비)이 수출(-16.5%)보다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나타난 무역수지 흑자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표상으론 경기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불황형 성장의 모습”이라며 “경기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고, 국민이 체감하는 형태의 경제 성장과도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 폭우‧태풍 등 연이은 기상악재와 한때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80달러대까지 치솟은 국제유가는 물가 상승을 부추겨 민간 소비를 더욱 옥죌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에 가중된 가계부채 상환 부담도 소비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내수 부진은 기업 투자 축소와 수입액 감소로 이어진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對)중국 수출이 크게 반등하기도 어렵다. 실제 이달 1~2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15.3% 줄었는데, 중국(-25.9%)으로 향하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물가‧기업실적 부진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화해 민간 소비는 2.1% 성장(지난해 4.3%), 설비‧건설투자는 역성장할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에 기댄 불안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입이 준다는 건 향후 소비‧투자 등 내수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올해 성장률이 정부 전망을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KDI는 올해 성장률을 1.4%, 1.5%로 내다봤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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