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없이" 尹, 18일 한미일 정상회의·회담까지 '1박4일' 전력외교

[the300](종합)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1.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까지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1박4일'간 압축적으로 이뤄지는 정상 외교전을 통해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한미일 협력 수준을 역대 최고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출국할 예정"이라며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바이든 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후 정상들 간 오찬 자리에 참석한다. 오찬이 종료되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 정상 간 협의 결과를 발표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마친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김 차장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를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핵심 골격 구축 △역내 공동 위협에 대응 및 평화·안전 보장을 위한 3국 안보 협력의 강화 △역내 공동 변영과 미래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3국이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 등 총 4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번 회의에서 3국 정상은 공동 비전과 기본 원칙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분야와 각급에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3국 정상은 한미일이 직면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첨단 기술 분야 협력과 공급망·에너지 불안정, 경제 안보 등에 공동 대응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의 의의에 대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사상 최초로 단독 개최된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축적돼 온 한미일 협력 모멘텀은 단독 정상회의 개최를 가능하게 한 주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교착돼 온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빠르게 정상화되고 개선돼 온 점에 대한 평가가 캠프데이비드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3국 정상은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만을 위해 캠프데이비드에 모여 역대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할 것이고, 이번 회의를 통해 캠프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21세기 외교사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3자 협의체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협의체로서 뚜렷한 독립체로서 확인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3.

구체적으로 한미일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회담 정례화', '군사훈련 정례화' 등을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한미일의 군사훈련 포함 정보공조 협의체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비단 안보 문제뿐 아니라 AI(인공지능), 사이버 문제 등 다각도로 여러 협의체가 긴밀하게 가동돼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구체적인 협의체 이름이나 얼마나 자주 모여서 무슨 논의를 할지 등 표현 등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의제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오르지 않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한미일의 논의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이미 1년 이상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공신력 있는 전문가 조직을 동원해 장시간 조사해 왔고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이 긴밀하게 양자 차원에서 함께 협의를 해왔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탁을 요청한 부분들에 대해 일본이 인지하고 대부분 수용한 만큼 추가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나 희토류 공급망 강화 문제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희토류 확보 방안은 안정적인 공급망 협력 방안과 연계돼 있다"며 "희귀자원을 직접 쓰지 않아도 반도체, 첨단 기술 협력 심화 과정에서 공급망 협력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이미 동맹국인 한국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나 기업활동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건 긴밀하게 협의돼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도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여러 돌출성이 있는 한미 현안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서로 이해와 배려를 하면서 잘 챙기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그 어느때보다 격식없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캠프데이비드에서 회의를 하는 자체가 워싱턴D.C.에서 회의를 갖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며 "개인적으로 친화력을 구축할 수 있는 산책이나 환담 등이 편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친교 일정이 길게 마련될 것 같지는 않지만, 정상회의 자체가 자연스럽고 정치적 압력을 주지 않는 편안한 가운데서 친분과 우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제가 마련된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 영부인들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 없이 홀로 방미길에 오른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지영 기자 kjyou@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