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박진만도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볼넷은 싫었던 오승환, 버텨냈던 한유섬

김태우 기자 2023. 8. 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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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아쉬운 패전을 당한 오승환 ⓒ삼성라이온즈
▲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친 한유섬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누구도 승패를 예상할 수 없었을 정도의 숨 막히는 승부였다. 단순히 연장 10회까지 가서 그런 게 아니었다. 내용에서 엄청나게 치열한 포인트가 몇몇 있었다.

두 팀 모두 선발 투수(커크 맥카티‧백정현)가 모두 잘 던진 가운데 불펜과 대타 요원을 총동원하며 치열하게 맞섰다. 결국 2-2로 맞선 채 연장 10회에 들어갔다. 연장 10회에서도 공방전이었다. 삼성이 먼저 기회를 잡았으나 피렐라의 병살타로 땅을 쳤고, 결국 연장 10회 2사 만루에서 한유섬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며 SSG가 마지막에 웃었다.

그런데 이 마지막 승부가 명승부였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전날(12일)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성기보다는 내려온 기량임은 분명하지만,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강심장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진 한유섬은 12일 멀티히트에 이어 13일에는 이 타석 전까지 2안타 2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 2안타 중 하나는 모처럼 터진 시원한 홈런이었다.

두 선수 모두의 집중력이 극에 달했다. 사실 벤치는 별다른 수를 쓸 수 없는 상황.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한유섬을 믿어야 했다. 주자가 만루였기에 다른 작전이 나올 수도 없었다. 말 그대로 투수와 타자의 승부였다.

오승환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시속 146㎞의 힘 있는 패스트볼이었다. 다만 한유섬도 볼 두 개를 고르며 2B-1S의 배팅 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칠 테면 치라’는 베테랑의 기백이 느껴졌다. 한유섬도 뒤지지 않았다.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을 모두 파울로 걷어냈다.

타이밍 자체는 한유섬이 조금 늦었다. 그러나 집중력이 있었다. 집요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오승환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간신히 걷어내며 실투를 기다렸다. 풀카운트에서 7구, 8구, 9구 모두 한유섬이 파울을 쳤다. 미트에 들어가기 전 공을 걷어내는 양상이었다. 호흡이 맞지 않자 한유섬이 두 번이나 타석을 벗어났다. 3루 측 삼성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 끝내기 안타를 친 한유섬 ⓒSSG랜더스
▲ 여전한 기백을 보여준 오승환 ⓒ삼성라이온즈

결국 10구 승부에서 오승환의 몸쪽 꽉 찬 공을 한유섬이 우전 적시타로 만들어내며 경기가 끝났다. 승자는 한유섬이었다. 하지만 이 승부는 양팀 사령탑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투수는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고, 타자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이를 이겨냈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두 선수 모두 박수를 받을 만한 승부였다. 야구의 묘미이기도 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한유섬이 집중력 있게 커트를 하고 있었다. 오승환이 계속 많은 공을 던지고 있어서 내심 밀어내기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안타를 맞을지언정 볼을 던지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그런 오승환의 연속 스트라이크 투구에 대해 “대단했다”고 상대지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 또한 오승환을 탓하지 않고 한유섬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이) 볼넷보다는 그래도 맞는 게 낫다고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한유섬의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홈런도 쳤다”면서 “자기 몫은 충분히 했는데 타자가 잘 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투수가 올라가고 좋은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잘 친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전날 혈전을 벌인 두 팀은 김광현(SSG)과 테일러 와이드너(삼성)를 앞세워 위닝시리즈에 도전한다. 특히 삼성 데뷔전을 치르는 와이드너의 성적이 관심이다. 와이드너는 올해 NC의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됐으나 다소 들쭉날쭉한 투구를 한 끝에 웨이버 공시됐다. 마침 알버트 수아레즈의 부상으로 외국인 한 자리가 비어 있었던 삼성이 클레임을 통해 와이드너를 영입했다.

와이드너는 웨이버 이후에도 삼성과 협상을 이어 가며 창원에서 계속 훈련을 했다. NC가 배려를 했다. 11일에는 간단한 불펜 피칭도 마쳤다. 그 덕에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고, 이날 투구 수 제한은 없다.

▲ 13일 삼성 데뷔전을 치르는 테일러 와이드너 ⓒ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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