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현지 거점 확보 … 만두·캔햄 등 해외비중 3배로"
지난해 연매출 4조원 돌파 '역대 최대'
해외매출 비중 5%→15%로 키울 계획
4%대 동원F&B 성장률 10%대 만들것
"그동안 동원F&B의 해외 사업은 소극적인 수출에 그쳐 비중이 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 직접 진출하고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등 보다 능동적인 방식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3년 내 해외사업 비중을 지금의 3배로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성용 동원F&B 대표이사 사장(59)은 동원F&B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외형적으로는 분명 성장했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현상 유지에 불과하다는 뼈저린 판단에서다. '좋은 음식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한다'는 경영 이념 아래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시장 선도형 제품, 해외 사업 확대 같은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해 전년 대비 15.3% 증가한 4조236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 매출이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근 3년간 동원F&B 성장의 7~8할은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를 통해서였다"며 "동원F&B만 놓고 보면 성장률은 4%대에 그친다. 참치, 김 등 주력 제품의 성장에 의한 것으로 이 역시도 대부분은 물가 상승에 따른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이처럼 냉철하게 회사를 바라보는 것은 1991년 동원F&B 마케팅팀으로 입사해 동원F&B와 자회사 동원홈푸드에서만 30여 년을 몸담아왔기 때문이다. 동원F&B에서 유통영업부장, 식품브랜드팀장, 마케팅실장 등을 거치며 22년을 근무하다 2013년 동원홈푸드로 넘어가 2020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약 10년 만인 지난해 말 동원F&B의 수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가 있던 10년 동안 동원홈푸드는 무려 5배로 덩치를 키웠다. 그룹 내 '성장 전문가'로 불리는 김 대표는 "동원F&B만의 자체 성장률도 다시 두 자릿수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것은 투자다. 최근에는 현지 기업과의 M&A를 통한 해외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F&B는 현재 미국과 일본, 중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지만 그동안 제품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서 수출해왔다. 그러다 보니 제품 현지화도 어렵고 유통망을 확대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동원F&B는 K푸드 카테고리의 제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해외 생산공장에서 현지화된 제품을 내놓는 이원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파트너사와 공동 투자해 현지에 생산공장을 새로 짓거나 식품공장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 현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동원그룹이 2008년 인수한 세계 최대 참치캔 제조회사인 미국 스타키스트와의 협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스타키스트가 보유한 월마트 등 현지 유통망을 통해 동원F&B 브랜드의 제품들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합작 브랜드를 만들어 만두, 캔햄 등을 출시한다든지 하는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건강기능식품 관련 기술을 갖고 있거나 기존 사업과 연관되면서 확장 가능한 사업 분야의 기업들도 투자 대상으로 두루 살펴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후화된 설비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스마트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충북 진천공장 인근에 스마트공장을 지어 경기 성남공장을 확대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장 이전을 위한 투자 금액만 90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자동화 수준을 30% 높이는 '3030'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제품 내 이물 탐지를 위해 최근 참치캔에 도입된 인공지능(AI) 기술이 대표적이다. 올해 제품 품질과 관련해 설비 투자를 결정한 금액도 400억원이다.
김성용 대표
△1964년 부산 출생 △부산 경남공업고 △부경대 수산경영학 학사 △1991년 동원F&B 입사 △2011년 동원F&B 마케팅실장 △2020년 동원홈푸드 식재·조미부문 대표이사 사장 △2022년 동원F&B 대표이사 사장
[송경은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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