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난이도 상승' 경정, 기온만큼 치열해지는 2턴 경합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경정은 경륜이나 경마와 달리 경주 초반 순위가 그대로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에 이은 1턴 마크 경합 상황에서 대체로 입상 순위가 결정되어왔기 때문에 초반 싸움이 중요하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2턴에서의 순위 변동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턴 전개를 예측하기보단 2턴 전개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2턴 마크에서의 역전 상황은 대체로 한 가지 패턴으로 정해진다. 안쪽(내선)을 장악한 선수가 늦게 진입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바깥쪽 선수를 밀어내거나 견제하며 앞서 나가는 것이다. 바깥쪽 선수 역시 안쪽 선수를 최대한 진압하려 하지만 안쪽에서 보트를 빼지 않고 끝까지 버티며 2턴 마크에 진입한다면 대체로 안쪽 선수들이 앞서나가게 된다.

수면 위에서 최근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라 2턴에서 가장 안쪽을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적중의 필수 요소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상대적으로 1턴 경합 상황을 단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선회 이후 내선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찌르기가 가장 유리하기 때문에 1코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코스에서 웬만하면 찌르거나 휘감아찌르는 작전을 선택하게 된다. 

이처럼 선회 이후 직선력이 중요해지다 보니 선수들도 대체로 모터 세팅을 선회 보다는 직선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선회력 쪽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도 예전 같은 선회 힘이 나오지 않다 보니 직선력 쪽에 무게감을 두고 세팅하는 것이 대세다.

또한 최근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인해 모터 파워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틸트각을 +1이나 +1.5에 놓으면서 직선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틸트각이 높을수록 직선력은 나아지지만 선회력은 불안해지는 만큼 2턴 안쪽에서 밀고 나오는 선수를 선회로 제압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도 2턴에서 벌점을 감수하며 안쪽을 파고들어 순위 상승을 노린다.

다수 경정 전문가들은 "치열해진 2턴 순위 경합은 경기를 한층 박진감 있게 만들지만 그만큼 적중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며 "쌍승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삼복승이나 쌍복승 등에도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