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 자연재해 보험지급금 5년 만에 3배…“화석연료 투자 그만”

강한들 기자 2023. 8. 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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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이 시작됐던 지난 1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에 파도가 치고 있다. 부산|한수빈 기자

기후위기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이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에 지급하는 보험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은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지급 건수도 4.3배였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17~2022년 풍수해보험 등 정부의 정책보험과 재물보험, 재산종합보험, 화재보험 중 자연재해로 지급된 보험금을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자연재해로 지급한 보험금은 약 1조2559억원으로 최근 6년간 가장 적었던 2017년(약 3947억원)의 3.2배였다. 자연재해 보험지급금은 2018년~2020년 해마다 약 3000억원씩 증가해, 2020년에 1조3098억원이 됐다. 2021년에는 7664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1조2559억원으로 급증했다. 6년간 연평균 9228억원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이 시작됐던 지난 10일 부산 수영구 한 건물의 파손된 간판을 한전 직원들이 철거하고 있다. 부산|한수빈 기자

스위스재보험(Swiss Re)이 지난 3월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입은 경제적 손실은 2750억달러(약 366조3000억원)였다. 이 중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그 54% 수준인 1250억달러(약 166조5000억원)였다.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5~7% 증가했다. 지난해 보험지급금(1250억달러)은 1992년(500억달러)보다 2.5배 많다. 지난해 지급한 자연재해 보험금은 이전 5년 평균(1100억달러)과 10년 평균(810억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보험사들의 ‘기후위기 리스크’는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보험연구원이 낸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보험회사인 스테이트팜은 주 전역의 주택 신규 손해보험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밝힌 중단 사유는 ‘재무 건전성 개선’이지만, 산불 등 기후 재난이 늘어난 이유가 컸다. AIG, 올스테이트 등 다른 보험사도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인한 보험 손실 증가로 신규 주택보험을 중단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는 2020~2021년 허리케인이 4번이나 오며, 230억달러의 보험금이 발생했고, 12개 보험회사가 파산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보험사들은 여전히 석탄 산업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올해 3월 낸 ‘인슈어 아워 퓨처’ 한국 점수표를 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석탄 금융 잔액은 약 15조1000억원이었다. 민간 금융에서는 보험 산업의 석탄 관련 자산 규모가 가장 컸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손해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는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정부는 제대로 된 기후적응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라며 “보험사들도 자신들의 투자관련 탄소배출량을 공시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해 나갈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를 본 경북 포항 오천시장에서 상인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문재원 기자

☞ 국민연금이 투자해서 생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소 ‘2710만t’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304181727001


☞ ‘기후금융’ 확대되는데···탈석탄 선언도 안하는 한국 재보험사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10191607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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