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 뒤섞인 회화
국내 첫 개인전 '드림 파일'
9월 16일까지 파운드리 서울
"그래서 이제 어쩌란 말인가(Und Jetzt)." 합창단(CHOR)이 이렇게 외친다고 독일어로 쓰여 있다. 중세 시대 기적을 다룬 16세기 책 이미지에서 출발한 그림 'Time To Go'(2023)는 노래하는 입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으로 마무리된다. 놀라움을 뜻하는 이 이모티콘은 새삼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와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포스터 형식으로 표현한 오늘날 현대인의 자화상이 거친 오일스틱으로 완성됐다.
독일 작가 마르틴 그로스(39)는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첫 개인전 '드림 파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팽팽한 긴장 속에서 뒤섞인 현실을 전시장 전체에 구현했다. 작가의 접근법은 1965년 테드 넬슨이 만든 '하이퍼텍스트'에 대한 오마주다. 책이나 일반 문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과 달리, 하이퍼텍스트는 링크로 연결된 문서를 원하는 위치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바로 이 작가의 작업 방식과도 연결된다.
이미지와 텍스트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다는 작가는 실제로 제니 홀저와 바버라 크루거 등 개념주의 작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스팸 이메일 등 일상에서 접하는 정보 이미지와 채팅 대화 등을 수집하고 전혀 관련 없는 것을 병치하면서 관람객에게 새로운 내러티브와 맥락을 만드는 일이 흥미롭다"며 "나는 낭만주의와 하이테크 사이에 있으면서 그 충돌과 대조를 회화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종이에 연필로 건축 구상도를 그리는 작업에서 출발해 공간감을 구축하는 작업을 거쳐 콜라주 같은 회화와 동영상 작업으로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전시는 9월 16일까지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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