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만난 K예능 …"새로운 코미디 쇼 시도"

공개 직후 韓 1위, 글로벌 10위
넷플릭스 '좀비버스' 연출진
"출연자 반응 등 대본 아닌 날것"

'좀비버스'를 기획·연출한 카카오엔터 소속 박진경 CP(왼쪽)와 문상돈 PD. 넷플릭스

"다 대본 아냐?" 지난 8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예능 시리즈 '좀비버스'를 조금이라도 본 시청자라면 이런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홍철, 덱스, 딘딘, 박나래, 이시영, 조나단 등이 출연해 생존 리얼리티 쇼를 표방하지만, 서울 홍대입구 번화가를 중심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설정 자체가 인위적이다. 수준급 좀비 연기자와 CG 효과까지 동원됐다. 그렇다고 기존의 좀비 드라마·영화와 비교하면 극의 흐름과 결말로 가는 과정은 훨씬 열려 있다. 시트콤과 코미디 콩트의 그 중간 어디쯤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진경 CP는 "출연자들에겐 좀비에 포위된 환경과 퀘스트만 던져줬을 뿐 생존자를 정해놓거나 대본대로 짜고 친 장면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좀비를 소재로 쓴 코미디 버라이어티 쇼라는, 이전에 없던 아예 새로운 장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달라"고 했다.

'좀비버스'는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로 올라섰고, 글로벌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서도 이틀 연속 10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박 CP는 "시청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창작자로선 공개 후 피드백이 없으면 슬픈데, 이 프로그램은 피드백이 생각보다 격렬해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시청자 반응에서 배우고 다음 번엔 그렇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출연자 중에서도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 유튜버 덱스는 직접 변수를 만들어내며 활약을 펼쳤다. 박 CP는 덱스가 좀비에 쫓기면서 갑자기 차가운 바다에 뛰어든 장면 등을 "당황스럽고도 짜릿했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