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봉쇄로 아르메니아인 수천 명 아사 위기…인종 학살 의심”

윤솔 2023. 8.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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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 사이 캅카스 지역에서 수십년 동안 영토 분쟁의 무대가 된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 거주지구에서 인종 학살 의혹이 제기됐다고 12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유엔 아르메니아 상임대표 음헤르 마르가르얀은 아제르바이잔이 최근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봉쇄를 강화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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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 보도

유럽과 아시아 사이 캅카스 지역에서 수십년 동안 영토 분쟁의 무대가 된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 거주지구에서 인종 학살 의혹이 제기됐다고 12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유엔 아르메니아 상임대표 음헤르 마르가르얀은 아제르바이잔이 최근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봉쇄를 강화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 

마르가르얀 대표는 “아제르바이잔이 6월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인 라친 회랑을 완전히 차단한 이후로 인도주의적 접근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접근을 차단해 식량, 의약품, 연료 등 필수품 부족이 악화하고 있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아르메니아 참전 용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 분리독립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로 향하는 라친 회랑 앞의 도로에서 경찰들에 의해 통행을 제지당하고 있다. 라친=AFP연합뉴스
그는 아제르바이잔 측이 “의도적으로 주민들에게 견딜 수 없는 생활 환경을 조성했다”며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상황이 여러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옛 소련 소속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1980년대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영토 분쟁을 겪어 왔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인구 95%가 아르메니아인인 나고르노카라바흐가 공화국을 선포하고 아르메니아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전쟁이 발발했다. 1994년 휴전한 전쟁에서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넘어 주변 아제르바이잔 영토까지 점령했지만, 2020년 9월 재발한 전쟁에서는 크게 패해 아제르바이잔이 자국 영토 대부분의 지배권을 되찾았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아르메니아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지난해 9월에도 교전이 발생해 이틀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 아제르바이잔이 라친 회랑을 봉쇄하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들은 식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2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라친 회랑 개방을 명령했으나 또다시 봉쇄가 시작된 모양새다. 이 문제는 3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되었으며, 바헤 게보르얀 아르메니아 외무차관은 봉쇄로 인해 2000명의 임산부, 3만 명의 어린이, 2만 명의 노인, 9000명의 장애인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오캄포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수석 검사도 지난주 보고서를 내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자행되고 있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며 이 문제를 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굶주림이 집단 학살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변화 없이는 이 아르메니아인 집단은 몇 주 안에 파괴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 측은 오캄포의 보고서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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