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벌독…'이런 증상' 아나필락시스[몸의경고]

백영미 기자 2023. 8. 13.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식·운동·약물·벌레 등 원인 매우 다양
알레르기 물질 정확히 인지·회피 중요
벌독 알레르기 있으면 에피네프린 처방
[서울=뉴시스]최근 소방당국이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벌에 쏘이면 대개 붓고 아픈 정도에 그치지만, 심하면 중증 반응으로 이어져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혈압 저하, 목과 혀가 붓는 증상, 호흡 곤란,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 봐야 한다. 27일 오후 여수해경이 초도에서 말벌에 쏘인 10대 환자를 구급대에 인계하고 있다. 2022.07.27. (사진= 해경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소방당국이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벌에 쏘이면 대개 붓고 아픈 정도에 그치지만, 심하면 중증 반응으로 이어져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혈압 저하, 목과 혀가 붓는 증상, 호흡 곤란,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 봐야 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가 크게 증가한다. 특히 여름철 벌 독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는 겨울철의 약 1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벌 독에 민감한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일 경우 이런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혈액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심해진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쇼크사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으로는 얼굴이 따끔거리거나 피부나 점막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지만,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경우도 있다. 기관지 근육에 경련과 수축을 일으켜 호흡 곤란과 천명(기관지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을 잃거나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보기도 한다. 목의 중앙부에 위치한 후두 부위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대개 30분 이내 증상이 빠르게 진행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최근 일본의 신인 아이돌 '프린스츄(PrinceCHU!)'의 멤버 히메리 나노가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안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반응이 나타난 즉시 치료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대부분 회복하지만, 늦어지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신에게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벌이나 개미 등 곤충에게 물렸을 때는 물론 밀가루, 메밀, 땅콩, 새우나 가재와 같은 갑각류 음식, 치료를 위한 약물, 운동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픽=뉴시스]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가 크게 증가한다. 특히 여름철 벌 독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는 겨울철의 약 1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3.08.12.

안 교수는 "이론상 모든 음식물이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심지어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운동하면 반응이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도 있는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경로가 매우 많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벌 독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혈액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만약 벌에 쏘인 후 중증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면 비만세포에 풍부한 단백질(트립타제) 수치로 비만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시행해 아나필락시스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사회생활 중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을 피할 수 없는 경우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면역치료란 알레르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해 꽃가루, 곰팡이 등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안 교수는 "눈, 코 뿐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면역치료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레르기 물질을 멀리하는 것이다. 벌 독 알레르기가 있으면 외출할 때 향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한다. 밝은 색상의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벌초 등을 하는 경우 혈압을 높이고 심장박동과 호흡수를 늘려주는 에피네프린 주사를 처방받아 소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