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프리미엄 김치 대전’

조선호텔 · 워커힐 이어 롯데호텔도 가세
명품 이미지 앞세워 1조4천억 시장 노크
‘단순 숙박업 NO’ 가치판매 수요 노린다

“그 호텔김치, 참 맛있더라~”

호텔 업계가 ‘프리미엄 김치’ 시장에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워커힐호텔에 이어 이번엔 호텔 맏형격인 롯데호텔앤리조트도 ‘롯데’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주요 호텔들이 유통 판매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호텔앤리조트가 프리미엄 김치 판매 시장에 뛰어 들었다 | 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이미 자사 공식 홈페이지 e-숍에서 ‘배추김치(9㎏)’를 판매 중이며, 지난 12일에는 롯데홈쇼핑 ‘최유라쇼’를 통해 유통채널 업계 최초로 ‘롯데호텔이 만든 김치’를 안방 소비자들에게 내보였다. 9kg 기준 판매가는 7만1900원. 호텔 업계 상품치곤 합리적인 가격대다.

롯데호텔이 상품화한 김치는 요리 명장인 김송기 롯데호텔 총괄 셰프 손맛이 더해졌고, 고품질 식재료가 쓰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여기에 강원 영월, 전남 해남 등 계절별 최적 산지에서 공수한 제철 배추, 호텔이 관리해온 밭에서 수확한 경북 영양 고춧가루, 최상급 육젓·황석어젓에 4년간 간수를 제거한 전남 신안 천일염 등으로 만든 양념에 경남 산청의 알칼리성 천연 암반수만 사용해 제조하는 점을 앞세웠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롯데호텔 김치는 ‘약과 음식은 근원이 동일하다’는 철학 아래 총괄셰프 정성이 더해졌다”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김치’는 롯데 유통 전 계열사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당장 내달부터는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롯데호텔 김치 공급량을 늘려 나간다.

대상, CJ제일제당 등이 이끌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 김치 시장 규모는 약 1조 4000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호텔 김치’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조선호텔, 워커힐 호텔은 이미 김치 유통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김치

특히 신세계그룹에 속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난 2002년부터 시장에 진출, ‘특급호텔 김치’ 로 인기를 누려오고 있다.

연매출 역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세계 주요 유통 계열사 지원 아래 2021년 52% , 2022년 37% 2023년 32% 등 매년 우상향이다. 현재 20여 종 이상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와 이마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워커힐은 1989년 호텔업계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세우고 고급 김치를 제조해왔다. 대표적 프리미엄 상품은 ‘워커힐수펙스(SUPEX)김치’. 가성비 브랜드로는 ‘워커힐호텔김치’를 쇼핑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워커힐호텔김치는 2018년 론칭 이후 단일 브랜드로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워커힐호텔김치

이처럼 특급 호텔업계가 김치 판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단순 숙박업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자체 브랜드 상품화에 나선 호텔 업계의 니즈와 ‘김치시장의 고급화’가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힐링 소비’, ‘가치 소비’ 등 시장의 수요와 맞물려 김치가 특급호텔 브랜드를 이용한 대표 상품중 하나로 떠오른 셈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를 지향하는 ‘가치 수요’가 매년 늘고 있는데 호텔산업이 단순 숙박업만 하는 흐름에서 벗어난지 오래”라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브랜드 파워 연계성까지 더해져 유통 산업 시너지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