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훈풍?…산업계, 기대감 속 '신중론'

김은경 2023. 8. 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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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란 관계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동결자금 문제가 4년3개월 만에 해결되면서 국내 산업계 안팎에선 이란과의 사업 활력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산업계에선 이번 동결 자금 문제 해결에 이어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까지 이뤄낼 경우 굳게 잠겼던 빗장이 완전히 해제되면서 제조업과 정유, 종합상사 등을 중심으로 적잖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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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자금 해결로 교역 부활 가능성 열려
원유 수입 재개에 가전·자동차 판매 기대
"JCPOA 복원 이뤄져야"…아직은 '글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국과 이란 관계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동결자금 문제가 4년3개월 만에 해결되면서 국내 산업계 안팎에선 이란과의 사업 활력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동시에 향후 유사한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심스러운 모습도 교차하고 있다. 이번 동결자금 해제 합의가 미국·이란 간 ‘스몰딜’의 결과로, 이란 핵합의(JCPOA) 복원과 이에 따른 대(對)이란 제재 해제라는 ‘빅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판단에서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및 재계에 따르면 우리와 이란의 교역 규모는 2011년 174억2600만달러(약 23조2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후 큰 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수출입 규모는 이듬해인 2019년 24억1600만달러로 급감했으며 지난해 2억600만달러(약 2740억원) 수준으로 사실상 교역이 끊긴 상태였다.

산업계에선 이번 동결 자금 문제 해결에 이어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까지 이뤄낼 경우 굳게 잠겼던 빗장이 완전히 해제되면서 제조업과 정유, 종합상사 등을 중심으로 적잖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이란 현지 시장 진출 재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인구 9000만명인 이란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중동 제2의 경제 대국이다. 과거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했던 국내 정유업계는 거래 재개로 수입선을 다각화해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5월 수입이 금지되기 전 국내 원유 도입 물량 중 이란산 비중은 2017년 13.2%로 사우디(28.5%)와 쿠웨이트(14.3%)에 이은 3위였다. 수입 금지 직전인 2018년에는 5.2%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을 판단해 향후 이란과의 거래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원유 수입이 늘면 유조선 등을 추가 수주할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조선업계에도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역시 이란 관련 물동량 증가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거론된다.

이란 내 활발한 사업으로 수출 첨병 역할을 했던 종합상사는 2019년 테헤란 사무소 운영이 중단되면서 이란과의 사업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이번 동결 자금 문제 해결로 향후 사업 재개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자 및 자동차 업계도 중단됐던 한국산 제품 수입이 재개될 경우 중동 시장 내 매출 확대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란 현지에서는 성능 좋은 한국산 가전과 자동차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은 산업계 전반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과 현지 영업 등을 재개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신중론이 우세하다.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와 무관하게 미국 정부에서 이란에 대한 포괄적 제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이란에서 사업을 철수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곳인 데다 언제든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의 전자제품 판매점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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