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예고 지도' 만든 '갓기'들···"50명 예상했는데 37만명 들어와" [일큐육공]
최근 잇따른 흉기 난동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신림역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 상에 우후죽순으로 올라온 ‘칼부림 예고글’은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예고글이 많이 공유될수록 칼부림 예고가 어느 지역을 지목하는지, 예고글을 올린 범인이 잡혔는지 확인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지난 6일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테러레스(Terrorless)’라는 웹사이트다. 살인 예고글에 나온 범행 장소를 지도에 표기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오픈 하루 만에 이용자 5만 명을 돌파했다. 서울경제 일큐육공팀이 화제의 사이트 ‘테러레스’ 운영진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IT전문가인 줄 알았더니···19~22세 대학생들 =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테러레스 운영사 ‘01ab(공일랩)’을 찾았다. 01ab은 공동대표인 조용인(22·하버드대), 신은수(22·펜실베이니아대)씨를 필두로 이기혁(20·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안영민(19·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씨 등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른바 ‘갓기(God과 아기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나이에 비에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는 의미)’들이다.
중고등학교 동창,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처음부터 테러레스를 위해 모인 것은 아니었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자며 모인 팀에 가깝다.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던 중 흉기 난동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서현역 흉기 난동 사고가 일어난지 하루 만인 4일 ‘칼부림 예고글 지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12시간 만에 테러레스를 완성해 5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조 씨는 “처음에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는 50명 정도 들어올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오늘(10일) 아침 누적 이용자 수가 37만 명"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셔서 감사했지만 그만큼 사회 불안이 극도로 높아진 것 같아 마음이 착찹했다”고 말했다.
◇하루 제보 20~30여 건···원본글 확인은 필수 = 테러레스는 100% 제보로 운영된다. 하루 들어오는 제보는 20~30건 정도. 그 중에 테러레스에 실제 반영되는 것은 절반 정도다. 허위 제보도 있지만 중복 제보가 많은 탓이다. 모든 제보는 ‘원본글’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허위 제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다.
물론 이들은 수사 기관도, 정부 부처도 아니기에 예고글 자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테러레스가 검증되지 않은 협박글을 재확산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한다. 신 씨는 “코로나 맵이라는 게 있었다. 당시에도 여기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만으로 그쪽 상권이 문제가 생길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테러레스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내 주변 동네에 이런 예고 글이 올라왔다고 하면 굉장히 경계를 하게 되기도 하고 해당 상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아직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전하는 감사의 인사에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조 씨는 “저희가 국민분들, 시민분들한테 진짜 감사한 것 중 하나가 나쁜 피드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진짜 든든합니다. 청년들께서 이런 걸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글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저희한테 응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씨 역시 “저희가 엄청나게 대단한 서비스를 만든 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었던 건데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저희가 과분한 칭찬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테러레스의 제작자이기 전에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뗀 초년생으로서, 대한민국의 20대 청년으로서 이들은 이번 사태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들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자세한 내용은 일큐육공 풀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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