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자녀에게 아파트 물려주는 대신 판다는데... 왜?

올해부터 증여취득세 인상 영향

6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증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3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증여취득세가 올라간 반면, 규제 완화로 매매 거래가 회복되면서 증여 대신 매매를 택하는 소유주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4만4,783건(신고일 기준) 가운데 증여 거래는 4,107건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2019년 하반기 8.4% 이후 반기 기준으로 3년 반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4.2%, 하반기에도 13.8%를 기록했다. 금리가 뛴 상황에서 집값까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며 거래시장이 얼어붙자,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각 대신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쪽으로 돌아선 영향이었다. 특히 지난해 말엔 세 부담을 우려해 앞당겨 증여하려는 수요까지 몰렸다. 올해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과세기준이 공시가격에서 시세(매매가액·감정평가액 등)로 바뀐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은 29.9%로, 정부가 2006년 거래량 조사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증여취득세 부담이 커진 반면, 일반 매매시장은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자 다주택자도 증여 대신 매매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이전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구는 지난해 하반기 35.4%에 달했던 증여 비중이 올해 상반기 7.1%로 급감했다. 전국 아파트 증여 비중은 같은 기간 9.5%에서 6% 선으로 감소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