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페이팔, 페이팔 하는데”...얼어붙은 코인시장 구원투수? [뉴스 쉽게보기]
우리나라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페이팔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중 ‘부동의 1위’로 꼽히는 기업이에요. ‘애플페이’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1위 기업 페이팔의 영향력은 막대해요.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계정 수만 4억 개 이상이고,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선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 같은 일반적인 신용카드만큼 보편화된 결제 수단이에요.
이런 회사가 직접 암호화폐를 개발해서 출시했으니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미국 주요 금융기업이 코인을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페이팔은 이 코인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결제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어요. 페이팔은 2020년부터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이젠 더 적극적으로 직접 개발한 코인을 사업에 쓰겠다는 거예요.
보통 ‘암호화폐’라고 하면 시세가 오르락내리락하고, 급하게 변하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사고파는 가상자산을 떠올리게 돼요.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 때문에 암호화폐는 일상적인 결제나 송금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고요.
스테이블 코인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가상자산이에요. 예를 들면 암호화폐를 발행하되, 가치를 ‘1개당 1달러’로 정해두는 거예요. 물론 이게 가능해지려면 ‘담보’가 있어야 해요. 코인을 만든 회사가 담보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만든 암호화폐는 개당 1달러예요. 대신 그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서 저희는 충분한 달러도 담보로 보유하고 있어요”라고 밝히는 식이에요. 코인 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아예 망하더라도 코인을 사서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상해 줄 돈을 쟁여두고 있는 셈이에요.
페이팔이 출시한 코인의 경우 고객이 1달러를 맡기면, 1PYUSD가 발행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해요. 고객이 맡긴 돈은 그대로 보관하거나,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사서 보유한대요. 다른 곳에 쓰지 않고 100% 담보로 갖고 있겠다는 거죠.
페이팔이 세계적인 결제 서비스 업체이긴 하지만, 결국 송금이나 결제를 할 땐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 송금망을 거쳐야 해요. 그런데 자체 개발한 코인을 활용하면 독자적인 송금·결제망을 활용할 수 있게 돼요.
설계대로라면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는 ‘루나(LUNA)’라는 코인과 함께 유기적으로 거래되면서 1개당 1달러쯤에서 유지돼야 했어요. 하지만 잘 유지되던 가격은 한순간 폭락해 버렸고, 결과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불신을 키웠죠. 앞서 언급했듯 보통의 스테이블 코인은 ‘담보’를 통해 가치를 유지하는데, 테라의 경우 ‘알고리즘’과 ‘거래 시스템’에 대한 믿음으로 가치를 유지하려다가 실패했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페이팔의 스테이블 코인이 출시되자 “시장을 활성화할 기회”라는 기대감이 암호화폐 업계에 퍼지고 있어요. 페이팔이 출시한 PYUSD의 경우 미국 달러와 국채 등 안전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테라(UST)와 구별되긴 해요. 하지만 거대 기업이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암호화폐 투자자들 입장에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침체됐던 분위기도 점점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페이팔이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코인 발행’이라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난해 6월 페이팔이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통업체의 75%는 2년 안에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해요. 또한 약 85%의 업체는 ‘코인 결제가 5년 안에 아주 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대요.
이런 변화를 감지한 페이팔 입장에선 다른 대기업보다 먼저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하는 게 중요했을 것으로 보여요. 페이팔이 온라인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출시한 코인을 단순 송금이나 결제 외에 ‘디파이(De-Fi)’로 불리는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 분야에 활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와요.
일단 연준이 직접 감독할 수 있는 기관인 은행을 통제함으로써 기존 금융감독 체계에서 벗어난 암호화폐 규제에도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여요. 이런 규제 움직임에 대해선 “정부 차원의 스테이블 코인 통제가 시작됐다”는 견해와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많아질 것이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와요. 지킬 규제가 많아지는 것 자체는 암호화폐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테이블 코인이 곧 제도권 내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졌으니까요.
페이팔의 코인 발행을 두고 주요 언론들은 “본격적인 디지털 화폐 시대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테라 사태’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듯했던 스테이블 코인은 페이팔의 시도에 힘입어 다시 한번 부활의 꿈을 꾸게 될까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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