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원곡자 "노래 하나로 유세 떤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종합)

밴드 다섯손가락, 잼버리 K팝 콘서트 마지막곡 원작자
가사 쓴 보컬·기타 이두헌 "창작자·실연자 권리 보장됐으면"
KBS·한음저협 턴키 계약으로 법적인 하자 등 문제는 없어

[서울=뉴시스] 'K팝 슈퍼 라이브'. 2023.08.12. (사진 = KBS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구원투수인 '케이팝(K-POP) 슈퍼 라이브 콘서트' 피날레를 장식한 노래 '풍선' 관련 원곡자가 불쾌감을 표했다.

밴드 '다섯손가락' 보컬·기타를 맡은 이두헌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잼버리 슈퍼 콘서트 피날레 곡 '풍선'. 원작자 허락은? 사전 허락은 그렇다 치고, 원곡이 동방신기? 이건 사과를 좀 받아야겠는데? 원곡은 다섯손가락입니다"라고 적었다.

'풍선'은 다섯손가락이 1986년 발표한 곡이다. 한류 듀오 '동방신기'가 2006년 리메이크했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를 중계한 KBS는 자막에 '풍선'이 동방신기 원곡이라고 표기했다. 이두헌은 이 곡을 불렀고 작사를 맡았다.

같은 날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 마지막에 NCT드림, 뉴진스, 아이브 등 축제에 출연한 19팀이 모두 이 곡을 불렀다.

이와 함께 이두헌은 글 마지막에 "저는 자발적이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이브가 일정을 조정해 뒤늦게 이번 콘서트 출연을 결정하고, 카카오·하이브가 물품을 기증한 것과 관련 주최 측이 자발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두헌은 13일 소셜미디어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저작권 관련 자신이 알아본 것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방송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일괄도급식 계약(turnkey contract·턴키 컨트랙트)이 돼 있어 협회가 관리하는 작가의 작품은 별도의 승인없이 마음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편곡, 드라마·영화 OST 등 2차 저작물로 재생산 될 시에는 저작권자와 별도의 승인과 계약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다섯손가락'. 2023.08.13. (사진 = MBN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두헌은 원곡 표기 문제와 관련해서도 "다섯 손가락의 MR 이나, 재편곡이 아닌 동방신기의 MR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동방신기 리메이크라고 명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또 "작사, 작곡자의 표기도 원칙적으로 의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이런 행태는 너무나 만연해 명기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의 문제 제기는 세간에 만연한 창작자와 실연자에 대한 가벼운 인식에 그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풍선'과 관련 이날 출연한 K팝 팀들도 제대로 따라부르지 못했다며 '풍선'을 마지막 곡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두헌은 "40년 전에 만든 음악 하나가 세대를 관통하며 소비되는 것은 참 고맙다"면서 "대단하지도 않은 일개 노래 하나 가지고 유세를 떤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창작자와 실연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날이 오기를 늘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 다섯 손가락 버전의 풍선도 좀 많이 들어주시고 또 많이 응원해 주세요"라고 청했다.

다섯손가락은 1984년 신인 대학생 가수 모집 오디션의 옴니버스 음반을 통해 데뷔했다. 이듬해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수록된 1집을 발매했고 '부드러운 록'으로 인기를 누렸다. 다섯손가락의 대표곡인 '풍선'은 1986년에 발매한 2집 수록곡이다. 2집으로 1986년 KBS '가요대상' 록그룹 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중장년 밴드들이 무대로 경합 중인 MBN '불꽃밴드'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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