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실형’ 판사 비난에 법원 “법관 인신공격 받아들이기 어려워”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에 대한 비난에, 법원이 "재판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1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최근 현직 국회의원과 관련된 1심 판결 선고 이후, 해당 판결과 재판장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판결에 대한 분석과 비판적 평가는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넘어 담당 재판장에 대한 과도한 인신 공격성 비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일부 언론에서 거론하는 게시글의 일부 내용만으로 법관의 사회적 인식이나 가치관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다"면서 "SNS 일부 활동만으로 정치적 성향을 단정 짓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재판장이 판결 선고 직전 한국법조인대관에 정보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해당 재판장의 정보 등재 여부는 이 사건 판결과 무관한 부분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거론하는 문제들을 근거로 법관의 정치적 성향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방식의 문제 제기는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모든 법관의 재판 절차 진행과 판단 과정에 부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오늘 오전, 논평을 통해 "판결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멋대로 쓰는 정치의 장이 아니다"면서 정 의원의 1심 선고를 한 담당 법관을 비판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박병곤 판사가 고등학교 3 학년 때 쓴 것으로 보이는 글에는 한나라당에 대한 적개심과 경멸로 가득 차 있다"면서 "'노사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박병곤 판사는 지난 10일,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의원에 대해 "정 의원이 SNS에 올린 글의 내용은 악의적이고 매우 경솔한 공격에 해당한다"면서 벌금 500만 원의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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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