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누구 책임인지 밝히자”…잠잠하던 여야, 공방 본격화
尹, 14일 잼버리 후속조치 논의
대통령실 “누군가는 책임져야”
여성가족부 김현숙 자진사퇴설
감사원, 조직위·전북 등 감사 준비
與 “5년간 文정부·전북 준비 안해”
野 “尹 사과·한총리 사퇴·국조 요구”
특히 여권에서는 2017년 새만금이 최종 개최지로 확정된 후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가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여성가족부 등 주무 부처의 관리소홀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처리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잼버리 폐영 후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의 경우 감사원 감사가 가장 강하게 들어갈 곳이지만, 전북도지사 등은 선출직인 만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서도 누군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관측 속에, 윤 대통령이 폐지를 약속했던 여성가족부로 타깃이 가는 모습이다. 전북도와 함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알음알음 나오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공동조직위원장이었지만,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돼있었다는 점에서 여가부 쪽으로 책임이 넘어간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없지만,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가부의 경우 윤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야당 반대에 막혀 무산된 특수한 상황의 부처다. 김 장관이 여러모로 애를 썼지만 조직장악이나 일 처리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면서 “김 장관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만약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 후임 여가부 장관은 임명없이 차관 대행 체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사원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대회 파행 책임이 전임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에 있다며 공세의 포문을 다시 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실제 현장을 책임지고 예산집행을 주도한 민주당 소속 전·현직 전라북도지사의 부실준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의 집중지원과 민간기업을 포함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세계 잼버리가 처참하게 끝났다’며 터무니없는 선동을 하는 후안무치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부터 과연 사고는 누가 쳤는지, 국민 혈세는 다 어디로 샜는지 명명백백 밝혀내어 지위고하, 소속을 막론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누가 국민을 속이고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빼먹었는지 만천하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회 유치가 확정된 2017년 8월 이후 약 5년간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등 기반 시설, 편의시설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잼버리 파행’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잼버리 사태는 준비 부족, 부실 운영, 책임 회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에서 준비한 행사라며 전 정권을 소환했지만, (개최지를) 새만금으로 결정한 것은 2015년 박근혜 정부”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야영지 매입 등 인프라를 닦았고, 대회 운영 준비는 윤석열 정부의 과제였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 조직위, 전라북도의 책임을 규명하게 해야 한다”며 “잼버리 실패를 교훈 삼아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에 걸림돌이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전 정부가 잘못하고 놓친 게 있다면 철저히 조사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했다.
김윤덕 의원은 잼버리 사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국무총리실 등이 주관하는 감찰 등의 방식이 아닌 국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5인의 공동조직 위원장 중 한 명인 나 역시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참석해 내가 아는 것과 겪었던 모든 것을 거짓 없이 솔직하게 밝힐 것을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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