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뉴욕 도착… "분리주의 말썽꾼" 미중 갈등 커지나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침해했다며 반발하면서 미중 갈등이 재점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각) 라이 부총통이 탄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는 이날 오후 8시15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JFK)에 착륙했다.

라이 부총통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기회의 상징인 '빅 애플(뉴욕시)'에 도착해 행복하다"며 "뉴욕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경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다.

라이 부총통은 출국길에 뉴욕을, 귀국길에는 샌프란시스코를 각각 경유할 예정이다.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하는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라이 부총통은 출국 전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들과 자신감 있게 교류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의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 부총통은 그러나 미국에서 누구를 만날 예정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 측도 그의 미국 내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이터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내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긴장 고조를 피하고 최근 재개된 미중 간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기 위해 라이 부총통의 방미가 주목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대만 관계자들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라이 총통이 대만 독립에 대한 분리주의적 입장을 고집스럽게 고수하고 있으며 시종일관 말썽꾼"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의 핵심 이익의 핵심"이며 대만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는 대만이 "미국에 의존해 독립을 추구"하려는 것임을 사실이 거듭해서 보여 주었다고 중국 외교부는 강조했다.

외교부는 "중국은 사태의 진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