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무 대신 오빠는 괴뢰말 찌꺼기...간드러진 억양도 금지”
북한이 ‘오빠’, ‘님’ 같은 표현을 “박멸해야 할 괴뢰말 찌꺼기”로 규정하고 관련 법령까지 제정해 단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국회 격)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다. 통일연구원 박영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기관지 ‘평화통일’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에 포함된 금지 조항 내용을 집중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기고문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북한 청년층에서 ‘동무’나 ‘동지’가 아닌 오빠가 유행하고, 지배인 ‘동지’ 대신 ‘지배인님’이란 호칭 사용도 관찰되자 이를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와 K팝(한국 대중가요) 등 한류 콘텐츠가 북한에 유입돼 남한식 표현이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널리 퍼져나가자 이를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은 이른바 ‘괴뢰식 억양’을 본뜨는 행위도 금지시켰다. 22조는 ‘비굴하고 간드러지며 역스럽게 말꼬리를 길게 끌어서 올리는 괴뢰식 억양’을 본따는 행위를 금지하고, 43조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일부 기관명칭과 부름말을 제멋대로 줄여서 사용하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녀들의 이름을 괴뢰식으로 너절하게 짓거나 손전화기(휴대폰), 콤퓨터망(온라인 공간)에서 괴뢰 말투를 본뜬 가명을 만들어 쓰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일상생활에서 일부 기관 명칭과 부름말을 규범에 맞지 않게 제멋대로 줄여 사용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도 눈길을 끈다. 북한에서도 정식 명칭을 줄여 쓰는 약칭, 온라인 공간의 별명(닉네임) 등이 유행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데, 이 또한 한국 대중문화 속 한국식 말투의 영향이라는 게 박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북한이 ‘오빠’, ‘자기’ 등 한국식 말투 및 억양 사용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국가에서 지정한 괴뢰말투제거용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괴뢰말투로 말하거나 글을 쓰거나 괴뢰말투로 된 통보문, 전자우편을 주고 받거나 괴뢰말 또는 괴뢰서체로 표기된 인쇄물, 녹화물, 편집물, 그림, 사진, 족자 등을 만든 자는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진다. 또한 괴뢰말투를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거나 유포한 경우에도 최대 사형에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 “괴뢰말투를 따라하는 현상과 적극적인 투쟁을 벌리지 않거나 무원칙하게 싸고도는 행위에 대해서는 썩어빠진 괴뢰문화를 퍼뜨리는데 동조하는 이적행위로 보고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식해도 속 편안하고 변비 완화, ‘카무트’ 1만원대 특가
- 먹기 쉽게 손질된 통통 살 오징어, 한 마리 3500원
- 대구 서문시장 줄 서는 맛집, 오대복 수제꼬치 특가 배송
- [속보] 트럼프, 미 국가정보국장에 ‘충성파’ 개버드 지명
- 미 공화당 상원이어 하원 다수당 확정, 레스 스위프 완성
- 트럼프, 국무장관에 마르코 루비오 공식 지명
- 트럼프, "바이든과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 대해 대화했다"
- [단독] 중흥건설, 100억원대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 공정위 제재 절차 착수
- 앙숙 바이든·트럼프 백악관서 악수 “원할한 정권 이양 감사”
- 美·中, 16일 페루서 정상회담… “北 우크라 참전 문제 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