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는데 악취민원 너무 힘들어” 돼지 농장주 극단선택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8. 13. 1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돈업계 추모 분위기 고조
[사진 출처 = 대한한돈협회]
악취 민원을 받은 전남 보성 한 돼지농가의 농장주가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양돈업계의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양돈 농가들은 비슷한 악취 민원 고충을 호소하며 “규제 속 축산업을 보호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오는 16일 환경부 청사 앞에서 숨진 양돈 농가 농장주 A씨를 기리는 추모제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A씨의 돼지 축사에 대한 악취 민원은 올해 5월 말과 지난달 10·18·21일 총 4차례에 걸쳐 보성군에 접수됐다.

이에 A씨는 군으로부터 수차례 현장 점검을 받았다. 군은 농가에서 심한 악취는 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반복된 민원을 고려해 A씨에게 냄새 저감 방안을 요청했다.

A씨는 민원이 제기된 지난달 21일 군청 관계자와 통화를 마치고 농가 인근에서 극단 선택을 했다. 당시 그는 반복된 민원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남긴 유서엔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민원제기로 너무 너무 힘들다. 주변 주민분들 그동안 정말 죄송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의 죽음을 두고 양돈 농가들도 민원 고충에 공감하며 애도했다.

대한한돈협회 누리집 추모란에는 ‘산업을 보호하고 주민을 이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저희 농가도 몇 대 째 돼지농장을 운영하는데 악취 민원으로 힘들다. 매일 민원 걱정을 하며 돼지를 키우고 있다’는 글이 적혔다.

대한한돈협회는 성명을 내고 “한돈산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소중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산업이지만 늘어나는 냄새민원과 행정규제로 인해 축산업이 위협받고 있다”며 “무리한 규제로 생을 저버리는 상황을 두고 전국 한돈농가들은 깊은 좌절을 느낀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