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품 시계 亞시장 경매 총괄 "韓컬렉터들 수집 열정 높아"
아이코닉·빈티지 워치 등 인기 전망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푸이의 파텍필립(Patek Philippe) 시계가 지난 5월 필립스(Phillips)의 홍콩 경매에서 620만 달러(약 82억원)에 낙찰됐죠."
아시아의 최정상급 시계 트렌드를 이끈다고 불리는 '필립스 홍콩'의 질 첸(Jill Chen) 시계 부문 헤드가 말했다.
홍콩엔 필립스 아시아 본사가 위치해 사실상 아시아에서 열리는 필립스의 시계 경매가 모두 첸의 손을 거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필립스는 1796년 런던에 설립된 글로벌 빅4 경매사다. 특히 지난 세기의 미학 사조에 집중하면서도 가장 역동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경매를 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21년엔 시계 경매 사상 최고 낙찰가인 7450만달러(약 967억원)를 기록했다.
필립스는 2015년 12월 홍콩에서 첫 번째 경매를 열면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첸 헤드는 필립스 홍콩의 창립 멤버로서 필립스 내에서도 아시아 경매 시장의 트렌드를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전문가로 꼽힌다.
첸 헤드는 "제네바·뉴욕·도쿄·홍콩·타이베이에 있는 시계 전문 팀과 긴밀히 협력해 전 세계 경매를 지원하고, 주요 시장의 지역 담당자와 협력해 새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소개했다.
이어 "VIP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해 개인 소장품 큐레이팅을 돕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에서도 더 많은 시계 애호가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계는 경매 업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냐고 묻자 첸 헤드는 "사실 과거엔 경매 업계에서 니치마켓(틈새시장)이었다"며 "하지만 2021년부터 미술·자동차·보석·고급 와인과 함께 확실한 컬렉팅 카테고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빈티지·수공예 시계는 많은 저명한 컬렉터에게 예술품으로 여겨진다"며 "희귀하고 독특한 시계는 경매에서 100만 달러 이상으로 낙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경매 시장에선 어떤 시계가 인기를 끌지 묻자 "기존 제조사의 상징적인 모델(아이코닉 워치)과 잘 보존된 빈티지 시계, 에나멜과 수공예품, 독립 워치 메이커가 제작한 시계가 올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성공한 제조업체가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모습은 항상 컬렉터들의 지지를 얻는다"며 "판매 수익금을 유방암 환자들에게 기부한 제니스(Zenith)의 '크로노마스터 오리지널 핑크'같은 '자선 시계'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제니스는 필립스를 통해 크로노마스터 오리지널 핑크 외에도 다양한 시계를 자선 목적으로 출시해왔다.
첸 헤드는 "필립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시계를 선보여왔다"며 "배우 폴 뉴먼의 롤렉스(Rolex) 데이토나 모델은 2017년 1780만달러(약 231억원)에 판매됐고, 올해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의 파텍필립 시계가 620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올가을 새 시장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새로운 관객과 소통할 예정인데, 한국과 중동이 대표적"이라며 "9월엔 서울 특별 전시를 통해 가을 경매 하이라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첸 헤드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은 작년 '프리즈 서울' 행사 때"라며 "이후 한국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이것이 예술·패션·식당·콘셉트 워치 숍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립스는 한국을 새롭고 흥미로운 시장으로 보고 계속해서 탐색 중"이라며 "가까운 시일 안에 더 많은 비즈니스를 위해 한국에 시간을 투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첸 헤드는 한국 시계 컬렉터들의 특징으로 정확한 취향을 꼽았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은 시계 수집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고 하는 열정이 있다"며 "매우 예의 바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서 만난 컬렉터는 대부분 자신이 어떤 시계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했다"며 "이런 태도는 장기적이고 성공적인 컬렉션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가치 중 하나인데, 한국 컬렉터들은 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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