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승자 없다...삼성 LG에 밀린 다이슨, 반격의 카드는 [방영덕의 디테일]
‘영원한 것은 없다.’ 최근 무선청소기 시장을 보면 이 말이 딱 생각납니다.
‘무선청소기계의 애플’이라 불리며 오랫동안 프리미엄 무선청소기로 독주체제를 이어왔던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입니다.
그냥 밀려난 것도 아니고, 한 때 시장 점유율이 80~90% 육박했던 것에서 10%대로 ‘훅’ 떨어졌습니다. 불과 3~4년 사이에 말이죠.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기존 청소기가 빨아들이지 못했던 강마루 틈새에 쌓인 먼지까지 청소하는 강력한 흡입력은 다이슨만의 무기였습니다.
청소기 한 대 가격이 100만원이 훌쩍 넘으면서 이를 보유한 것만으로도 일종의 부유한 가정의 상징이 됐고요. ‘청소는 장비빨’이라며 아빠들의 가사활동 참여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 영리한 마케팅 덕분이었죠.
하지만 3년 이상된 제품에서 배터리 불량이나 브러시 오작동이 발생한 한편, 국내에 부품이 없어 해외에서 부품을 가져와야만 해 수개월이 지나도 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애프터서비스(AS)가 미흡하자 소비자들 사이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딱딱한 마룻바닥을 사용하고, 좌식 생활을 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물걸레 기능이 없는 다이슨 제품에 대한 아쉬움 역시 컸습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다이슨 제품으로 고가의 무선청소기 시장이 열렸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라며 “하지만 미흡한 AS나 소비자들의 불만을 간과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가전업계 ‘빅2’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각 내놓은 ‘코드제로’와 ‘제트’입니다. 이들 제품은 단순 대체재라고 하기엔 국내 소비자들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됐습니다.
일례로 LG전자는 2018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물걸레 기능을 탑재한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에 이어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중 유일하게 먼지 흡입과 스팀 물걸레 청소가 다 가능한 ‘코드제로 A9S’를 내놓으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청소의 마무리로 물걸레질을 필요로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청결 수요를 정확히 간파한 것이죠.
무선청소기 충전과 액세서리 보관 등을 한 곳에 갖춘 거치대 ‘올인원타워’ 역시 그 편리함으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삼성전자가 2020년 선보인 제트의 경우 먼지자동 배출 시스템인 청정스테이션 기능이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가 됐습니다.
삼성의 독자기술인 ‘에어펄스’ 기술을 적용한 청정스테이션은 무선청소기의 먼지 통을 소비자들이 손대지 않아도 간편하게 비워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먼지비움 효율이 99% 이상”이라며 “최근 에어펄스 기술에 더해 먼지통 내부에 회전 싸이클론 기술을 적용해 감겨있는 머리카락과 먼지까지 강력하게 비워 위생과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LG전자가 1위, 삼성전자는 2위로 LG전자 뒤를 삼성전자가 뒤쫓고 있는 형국입니다. 3위 다이슨과는 점유율 차이가 큰 편인데요.
그런데 최근 다이슨이 ‘반격의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물걸레 기능을 (드디어) 추가한 무선청소기 신제품 ‘V12s 디텍트 슬림 서브마린’입니다. 다이슨에서 무선청소기에 처음으로 물청소 기능을 결합한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이슨의 찰리 파크 무선 청소기 사업부 R&D 총괄 부사장은 이번 신제품과 관련해 “서브마린의 물청소 헤드는 그야말로 적당한 물 공급과 닦아내는 기술, 청소기 유지 관리 기능 측면에서 탁월하다”고 밝혔습니다.
파크 부사장은 또 “물청소 수요 증가란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고 이는 다이슨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 동안 물걸레 기능 측면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던 다이슨이 본격적인 참전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이로써 성립된 ▲LG전자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A9S’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 AI’ ▲다이슨 ‘V12s 디텍트 슬림 서브마린’ 간의 3파전.
각 사별로 판매 경쟁이 치열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두 가격은 100만원대이지만 쿠폰 적용 등을 통해 90만원대까지 할인가를 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 어디가 어디를 따라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인만큼 대용량 배터리, 강력한 흡입력에 물걸레 청소기능까지 더해지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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