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울산의 이상 신호, 5G에서 승점 4점
2년 연속 K리그1 정상을 예약했던 울산 현대가 흔들리고 있다. 일방적인 선두를 질주했던 전반기와 달리 하반기 뚜렷한 하락세로 적신호를 켰다.
울산은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26라운드 강원FC와 원정 경기에서 0-2로 졌다.
울산이 강원에 패배한 것은 무려 11년 만의 일이다. 강원이 직전 경기까지 15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면서 리그 꼴찌에 머무르던 터라 충격이 더욱 컸다.
이날 패배에도 울산이 2위권의 제자리 걸음 덕에 승점 12점차로 앞선 선두를 유지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승부의 세계에선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문제는 울산의 패배가 최근 너무 잦아졌다는 사실이다.
강원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를 살펴보면 승점 4점(1승1무3패)을 따내는 데 그쳤다. 울산이 올해 5경기마다 수확한 승점이 평균 11.2점이라는 점과 비교된다. 직전 21경기에선 단 2패(17승2무)만 기록하면서 승점 53점을 쌓았다.
울산의 갑작스러운 추락은 역시 지난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논란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가대표 미드필더 박용우는 피부색이 어두운 팀 동료 이명재를 태국 출신 수비수 사살락에 빗댄 댓글을 주고받으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울산은 박용우가 떠난 직후부터 무너졌다. 지난달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에 1-2로 무너지면서 첫 홈경기 패배를 경험했고, 7월 15일 수원 삼성전 1-3 패배로 첫 연패까지 빠졌다. 이어진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2-1 승리로 한숨을 돌렸으나 8월 5일 대구FC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그리고 강원전 패배가 겹치면서 자칫 잘못하면 역전 우승을 허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감돌게 됐다.
울산은 박용우 대신 김민혁과 보야니치를 투입했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원이 살아나지 않으니 공격까지 힘을 잃는 모양새다. 울산은 5경기 4골로 빈공을 실감하고 있다.
박용우 공백만 문제도 아니다. 각 팀별로 최소한 두 차례씩 맞붙으면서 울산의 전술도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겹친 것이 치명타였다는 평가다. 지난해 울산의 우승 원동력이었던 엄원상이 부상에서 막 회복해 완벽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울산에 부임한 뒤 지금이 가장 분위기가 떨어졌다”며 “견뎌내고 이겨내야 한다. 쫓기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홍 감독의 바람대로 울산이 다시 살아날지 확인할 무대도 곧 열린다. 19일 3위 전북 현대와 ‘현대가 더비’다. 최대 라이벌과 맞대결을 떠나 전북이 감독 교체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 또 27일에는 4위 FC서울 원정이 기다리는 것도 부담이다. 홍 감독은 “강원전에서 확인한 문제점이 한 경기에서만 나왔던 것은 아니다. 선수들과 잘 보완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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