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논란 교육부 사무관 "치료기관 자료 일부"

김성준 2023. 8. 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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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언급하며, 자녀의 담임교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갑질 논란' 의혹을 받는 교육부 사무관 A씨가 교사와 학교 측에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당 표현이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이며, 자녀의 담임교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직장과 직급을 내세워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 교사 B씨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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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DNA'는 아동 치료기관 자료 전달한 것
"교사에게 전후 사정 충분히 설명 못해"
"소통과정서 직장·직급 밝힌적 없어"
"기억 못하는 실수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언급하며, 자녀의 담임교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갑질 논란' 의혹을 받는 교육부 사무관 A씨가 교사와 학교 측에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당 표현이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이며, 자녀의 담임교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직장과 직급을 내세워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A씨는 13일 기자단에 보낸 사과문에서 먼저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불찰로 이제까지 아이를 지도하고 보호해 주신 선생님들의 감사한 마음조차 훼손될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A씨는 "20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생님들을 그 누구보다 존경하며 교육활동을 적극 지원했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임선생님에게 드린 자료는 제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라고 했다.

그는 "교장선생님과 상담 중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새 담임선생님께 전달드렸다"고 적었다.

다만, 전후 사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자료를 이메일로 전달해 새 담임교사가 불쾌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A씨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발달이 느리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교실에 홀로 있었던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한 사실, 반 전체 학생이 우리 아이만을 대상으로 나쁜 점·좋은 점을 쓴 글이 알리미앱에 올라간 사실을 안 순간 부모로서 두고만 볼 수 없어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저의 직장과 제가 6급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어서 저의 직업이 선생님에게 협박으로 느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진행 과정에서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A씨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 교사 B씨를 신고했다. 자녀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게 된 것이 B씨의 방임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A씨가 학교장과 교육청에 계속 민원을 제기하면서 B씨는 직위해제됐다가 올해 2월과 5월 경찰과 검찰에서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는 후임 교사 C씨에겐 "하지 마, 안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등의 내용이 적힌 이메일을 보내,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까지 교육부에서 6급 공무원으로 일했다. 올해 1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대전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대전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를 직위해제했다.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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