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새 캡틴 손흥민의 의지 넘치는 선임 소감..."토트넘에서 8년 뛰었다, 책임감 크다, 정말 중요한 시즌"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손흥민이 토트넘 훗스퍼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밝히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토트넘은 1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클럽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4-15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위고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부주장으로 임명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발표 이전부터 손흥민이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이 된다. 전 캡틴 위고 요리스는 떠날 예정이며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구단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은 손흥민을 선택했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추가로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메디슨, 로메로는 개선된 정신을 가져올 것이며 클럽의 발전과 성공을 도울 선수로 간주된다. 분명 케인을 그리워할 거란 인식이 있지만 한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단 모두가 책임을 지며 전체적인 정신력이 나아질 수 있다는 느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왔고 8년간 뛰며 공식전 372경기에 나와 145골 80도움을 기록했다. EPL로 한정하면 268경기 103골 58도움이다.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EPL 역대 최다 득점 31위다. EPL 역사상 최고의 아시아 선수이며 토트넘의 현재 진행형 전설이다. EPL을 넘어 세계 최고 윙어지만 케인처럼 트로피가 없다. 그럼에도 토트넘과 의리를 택하면서 아직 런던에 남아있다.
케인마저 떠나면서 토트넘 중흥기를 책임진 DESK 라인 중 손흥민만 남게 됐다. DESK 라인에 있을 때 토트넘은 EPL 우승 후보로도 언급했고 UCL 결승까지 올랐다. 넷의 호흡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뛰다가 인터밀란으로 갔다. 델레 알리는 월드클래스 활약을 보이다 기량이 추락해 에버턴으로 쫓겨나듯 떠났다. 여기에 케인까지 뮌헨으로 갔다. 토트넘에 남은 건 손흥민뿐이다.
토트넘은 낭만을 지킨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했으며 새 주장으로서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모두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알고 있으며 드레싱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그룹을 초월한다.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에서 성취한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2015년 8월 레버쿠젠에서 영입된 이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19-20시즌 번리 원정 당시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상을 수상했으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로 골든 부트(득점왕)를 추가했다. 지난 시즌 그는 EPL에서 100골을 넣은 첫 번째 아시아 출신 선수가 됐다"라며 새로운 주장 손흥민이 세운 대기록들을 나열했다.
주장이 된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유튜브를 통해 더 자세한 소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주장이 된 건) 미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 놀랍고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토트넘에서 주장을 하는 건 큰 영광이다. 누가 주장인지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한 사람만 완장을 차지만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단에게 자신 모두가 주장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이든 그게 중요하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주장 완장을 찼으니 모든 걸 쏟겠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과거를 돌아보면 환상적인 주장들이 있었다. 많은 걸 배웠다. 위고 요리스, 해리 케인은 토트넘 전설이다. 구단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많은 걸 배웠다. 나 역시 그렇게 하려고 한다. 주장으로서 토트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요리스와 케인은 오랜 기간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찬 선수들이다. 이제 손흥민의 주장 선배다.
요리스는 2012년 토트넘에 왔다. 이적하자마자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동물적인 선방 능력과 놀라운 커버 범위는 토트넘 팬들에게 든든함을 선사했다. 위기 상황마다 결정적 선방을 펼치면서 토트넘에 승점을 벌어주는 활약을 했다. 토트넘 성적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요리스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해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나이가 들었어도 요리스는 주전이었다. 미셸 봄, 조 하트, 피에를루이지 골리니 등이 요리스에게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토트넘 골문을 10년 넘게 지킨 요리스는 이번 시즌 노쇠화 여파가 심해 보였다. 실수가 많아지고 부상 빈도도 잦아졌다. 뉴캐슬에 1-6 대패를 당할 때도 부진한 모습으로 전반 끝나고 프레이저 포스터로 교체되는 굴욕을 맞기도 했다.
아직 요리스는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이적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요리스를 대체하기 위해 브렌트포드의 다비드 라야에게 다가갔는데 영입에 실패했고 엠폴리에서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데려왔다. 비카리오가 영입된 가운데 요리스는 떠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 제외됐다. 토트넘은 "요리스는 장래 이적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사실상 이적 확정적으로 보인다.
케인은 토트넘의 현재 진행형 전설이다. 토트넘 성골 유스이자 원클럽맨이고 주포, 에이스다. 손흥민,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 벤 데이비스 등 토트넘에서 오래 뛴 선수들이 있지만 누구도 케인의 영향력에 도전할 수 없다. 토트넘 1군 데뷔 후 초반엔 자리를 잡지 못해 임대를 전전했는데 2014-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경기에 출전해 21골을 넣으면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이후 꾸준히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기록해 EPL 대표 스트라이커가 됐다.
득점력에 특화된 스트라이커였는데 2020-21시즌부터 연계 능력까지 장착한 완전체가 됐다. 해당 시즌 케인은 EPL 35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넣고 14도움을 올렸다. 득점왕, 도움왕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1-22시즌엔 주춤하다는 비판을 들었는데도 EPL에서만 17골 9도움을 기록했다. EPL 역사상 최고 스트라이커이기도 하다.
케인은 현재 EPL에서 213골을 넣었다. 역대 득점 2위다. 1위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뛰었던 앨런 시어러로 260골이다. 47골차인데 1993년생인 케인의 나이와 현재 활약을 고려하면 충분히 깰 수 있어 보였다. 우승을 원한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요리스, 케인의 길을 걷는 손흥민은 "토트넘과 8년을 함께 하고 있으며 선수 자체로서 고참으로서 더 많은 책임감 가져야 하고 젊은 선수들 합류하고 있어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 주장을 맡게 되어 행복하다. 누가 주장인지 중요하지 않고 승리하는게 가장 필요하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주장 손흥민을 선수단에게 소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선수단 앞에 나선 손흥민은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주장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좋은 마음을 통해 시즌을 치러야 한다. 훈련에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 체계적 준비가 중요하다. 중요한 시즌이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 같은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 선수들을 박수를 쳐 새로운 주장을 맞이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장단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팀을 이끌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손흥민이 강조한 걸 다시 한번 언급했다.
손흥민은 13일 열리는 브렌트포드와의 2023-24시즌 EPL 1라운드에서 선발 출전이 매우 유력하다. 주장 완장을 메고 경기에 출전하는 손흥민에게 많은 기대가 쏠릴 것이다. 국내, 해외 가리지 않을 것이다. 주장으로서 첫 경기에서 승리를 하는 게 손흥민의 목표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케인을 잃은 상실감에 빠진 토트넘 팬들에게도 꼭 필요한 승리다. 손흥민은 시즌 첫 경기이자 토트넘 주장 공식 데뷔전에서 꼭 승리를 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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