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교육부 사무관 결국 사과… "경계성 지능 가진 자식"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대전일보DB

자신의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 "철저히 편들어 달라"며 담임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교육부 사무관 A 씨가 결국 사과했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아동 치료기관 자료를 일부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13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불찰로 이제까지 아이를 지도하고 보호해 주신 선생님들의 감사한 마음조차 훼손될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20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생님들을 그 누구보다 존경했다"면서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담임선생님에게 드린 자료는 제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또 "교장선생님과 상담 중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새 담임선생님께 전달드렸다"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 A 씨는 세종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녀의 담임교사에 대한 항의를 거듭하다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해당 교사는 신고가 접수된 뒤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당시 A 씨는 교육부 사무관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담임교사에게 '나는 담임을 교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 씨는 "그 과정에서 저의 직장과 제가 6급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어서 저의 직업이 선생님에게 협박으로 느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진행 과정에서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A 씨에게 아동학대 소송을 당한 교사는 지난 5월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이후 학교에서 열린 교권보호위원회는 A 씨의 행위를 '교권침해'로 판단해 서면 사과와 재발방지 서약 작성 처분을 내렸으나 A 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교육부 6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A 씨는 현재 대전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