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서 '자동차대출' 안 받는다"...2년 반 만에 30% 급감

김동찬 2023. 8. 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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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타는 시중은행 오토론 잔액
2년 7개월 만에 1조6070억원 빠져
DSR 규제 받는 사이 카드·캐피탈사 점유율↑
인뱅·핀테크 등 경쟁사는 늘어나는 추세
차량 들어찬 인천국제공항 주차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 시장에서 시중은행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추세다. 은행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발목 잡힌 틈을 타 카드·캐피탈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사들도 자동차대출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라 시중은행의 오토론 점유율은 향후 더 낮아질 위기에 놓였다.
■급감하는 시중은행 오토론 취급액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7월 말 기준 오토론 잔액은 3조4310억원으로 2년 7개월 전인 2021년 말(5조380억원)과 비교해 31.9%(1조6070억원) 급감했다. 지난 2017년 말 2조5517억원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최근 감소폭이 가파르다. 4대 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지난해 말 4조128억원을 기록한 후 불과 일곱 달 만에 5818억원 감소했다. 지난 2017년(2조5854억원)과 2018년(5조2274억원)에 오토론 잔액이 전년 대비 각각 85.95%(1조1950억원), 102.19%(2조5854억원) 늘어나며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 중 오토른 취급 자체를 중단한 곳도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2020년 ‘채움오토론’을 중단한 후 1년 뒤 ‘오토론 전환대출’ 판매를 종료하고 지난해부터는 ‘NH간편오토론’ 판매도 중단하며 오토론 상품 취급을 멈췄다.

■DSR 규제 영향으로 카드·캐피탈사에 밀려
이는 은행의 오토론이 카드·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은행의 오토론의 경우 지난 2018년 10월부터 DSR 산정에 포함됐다. 반면 오토론과 비슷한 카드·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도도 은행의 경우 2019년에 6000만원으로 낮아졌으나 카드사는 1억원이며 대출 이력도 남지 않는다.

아울러 카드·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신차 기준(현대 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36개월) 자동차 할부 금리 하단은 5.2%로 지난해 말(7.3%)보다 하단이 2%p 넘게 내려갔다. 캐피탈사들도 완성차 제조업체 계열은 0%대 초저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에 국내 자동차대출 시장에서 카드·캐피탈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6개 전업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올해 1분기 10조3734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1769억원) 대비 1.93%(195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자산도 9.32%(2조5952억원) 늘었다.

■인뱅 진출 가시화에 비교 서비스 출시하는 핀테크까지
이에 더해 인터넷은행까지 오토론 진출을 예고한 상태라 시중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캐피탈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환대출 성격의 자동차 금융을 선보인다.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캐피탈보다 저금리 대출을 공급해 갈아탈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도 올해 4·4분기 중고차 구매 자금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100% 모바일 오토론 상품을 출시한다.

핀테크사들은 대출 비교 서비스를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지난 4월 핀테크 업계 최초로 자동차 리스 및 렌트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페이는 ‘신차 사고 캐시백 받기’를 통해 신차 구매 시 카드 일시불 캐시백 혜택과 할부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토스도 신차 구매를 위한 카드 할부 비교 서비스를 3·4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오토론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금융사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DSR 규제도 받고 금리 매력도도 크지 않은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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