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연령제한' 만지작…당국 "필요시 제도 개선"

DSR 우회 지적에 당국 점검…정책모기지 수준 연령제한 거론돼
금융위 "필요 시 제도 개선 추진…구체적인 내용 확정 안 돼"

금융위원회 전경 ⓒ News1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이 생길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국이 해당 상품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나서면서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다수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점검 중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상품 가입 연령을 만 34세 이하로 두는 가이드라인 도입을 개선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 1월 수협은행을 시작으로 지난달 농협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이 순차적으로 도입한 상품이다. 우리은행도 5대 은행 중 마지막으로 14일부터 50년 주담대를 취급한다.

50년 주담대는 만기가 늘어나는 만큼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며 DSR이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예컨대 연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연 4.45%로 30년 만기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3억3000만원(DSR 4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택하면 한도는 4억원으로 7000만원 더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50년 주담대를 꼽고, 은행별 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1조28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신한은행(나이 제한)을 제외한 은행들은 별도 소득·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만 60세 차주도 대출에 나설 수 있는 등 금융당국은 DSR 규제를 우회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정책모기지 상품처럼 가입 연령 제한을 두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50년 만기의 경우 가입연령을 만 34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는 아직 정해진 방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필요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제도개선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