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 유력한 바이든-트럼프…‘사법리스크’ 골머리
트럼프, ‘조지아 개표 개입 의혹’ 네번째 기소 임박
4년 만에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차기 미국 대선에서 ‘사법 리스크’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유력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번째 기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아들 헌터 관련 의혹이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양측 모두 재선 도전 과정에서 법정의 검증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2일(현지시간) 헌터 바이든의 사업 관련 의혹 수사가 특검 수사로 전환된 것과 관련 백악관과 민주당 내부에서 불만이 감지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헌터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온 데이비드 웨이스 델라웨어주 연방 검사장의 요청에 따라 그를 특별 검사로 지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임명된 웨이스 특검은 앞으로 델라웨어 바깥과 여러 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탈세 및 총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된 헌터는 유죄 인정을 전제로 징역형을 면하는 조건부 형량 감경 협상(플리바게닝)을 벌였으나 지난달말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헌터를 둘러싼 법적 문제라는 유령이 아버지의 재선 도전에 드리우게 됐다”고 전했다. WSJ도 “(특검 임명은) 민주당에 놀라움을 안겼다”며 “백악관 참모들은 여름이면 헌터의 법적 문제가 봉인될 것으로 여겼고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에만 대응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헌터 의혹 조사에 대해선 ‘정치적 공세’로 받아칠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법무부 차원의 법적 절차에 대해선 토를 달기 어려워졌다.
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레그 스투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가족이 대통령 직책을 활용해 뇌물 수수, 협박, 사기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증거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특검 임명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공화당은 헌터를 약 5년 간 조사한 당사자인 웨이스 특검이 헌터를 경범죄에 해당하는 탈세 및 총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하는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비판해 왔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특검 임명에 대해 “의회의 감독을 ‘철통방어’하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대선 경선 일정과 법정 출석일이 맞물리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번째로 기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개표 개입 의혹과 관련, 조지아주 대배심은 오는 15일 사건 증인인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와 독립 언론인 조지 치디를 소환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대배심은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거쳐야 하는 단계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기밀 문서 유출, 대선 결과 뒤집기 등의 의혹으로 세 차례 기소된 상태로, 세 건의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가 총 78개에 이른다.
물론 직접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들이 재판을 받는 상황인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처지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선이 16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헌터에 대한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나 재판이 진행되면 미국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 차례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과 더불어 양측 모두 ‘사법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하게 되는 셈이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둘다 국정 수행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재대결이 성사될 경우 “누가 더 인기없는 후보가 아닌지를 결정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에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굿파트너’ 장나라 “‘열 받는 상사’ 말투? 한유리가 매일 퇴사하고 싶어지도록 연구했죠”
- “헤즈볼라서 멀어지라” 폭격 전 주민들에 의문의 문자…레바논 정보부 장관도 받았다
- [공식] 배우 수현, 5년만 협의 이혼
- 홍명보 “1순위라 감독직 받았다, 2·3순위였다면 안 받았을 것” 국회서 답변
- 일산 재건축 밑그림 나왔다…용적률 300% ‘약 2배’ 상향 메가시티로 재구성
- ‘공천개입 돈전달 의혹’ 김영선 “내가 사기 당한 것”···회계담당자 고발
- 고구마 답변하던 배트민턴협회장 결국 “후원사 용품 강요 시정할 것”
- “미술품 투자 땐 매달 저작료 지급”···‘905억대 폰지사기’ 일당 14명 검거
- 정해성, 돌연 사퇴는 “건강·가족 문제 탓”…진짜 이유 과연 없나
- 베란다 콘크리트 속에 시체가…알고보니 16년 전 세입자가 살해한 동거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