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실적서 분리막만 '선방'…중장기 성장성도 확보

[전기차 배터리 제작 공정 모습.]

양극재와 동박,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분리막 업체만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첨단소재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5.0% 감소한 1천84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포스코퓨처엠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6% 감소한 5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5% 증가한 1천147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5%가량 밑돌았습니다. 엘엔애프의 경우 영업이익이 95%나 급감하며 30억원에 그쳤습니다.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출력 등 성능을 결정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입니다. 양극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리튬 ▲코발트▲니켈 등 금속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속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면 비싼 값에 원재료를 사들여 싼값에 제품을 팔아야 하는 양극재 기업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3분기에도 금속 가격 하락분이 양극재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차전지 동박 업체들도 2분기 저조한 성적을 냈습니다. SKC의 동박 사업 자회사인 SK넥실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8.6%나 쪼그라든 셈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94% 감소한 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중국 업체들의 증설 물량이 쏟아지며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또 계절적 비수기에 신차 출시가 주춤하면서 고객사 수요는 줄었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력비마저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고 수익성은 악화한 겁니다.

다만 하반기 동박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실적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입니다. 또 부진한 시황에도 동박 업체들은 중장기 성장전략에 따라 해외 생산 거점을 늘리고,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분리막 업체의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분기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끊고 처음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또 다른 분리막 업체인 WCP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4% 증가한 16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폭발 방지를 위해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간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해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북미와 유럽 분리막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생산 능력 비중은 75%에 달할 전망입니다. 배터리 업체와의 장기 공급 계약도 늘고 있습니다. WCP는 최근 삼성SDI와 5년간 분리막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가격은 밝히지 않았으나, SNE리서치는 계약 규모가 약 40억달러(약 5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SKIET도 SK온과 5년간 분리막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최근 공시했습니다. 역시 계약금이나 주요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계약은 SKIET의 두 번째 장기 공급계약입니다. SKIET는 6월에도 북미 및 기타 해외 지역을 대상으로 7년간 분리막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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