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디지털 한류 첨병]<5회>새로운 시장과 기술로 K-게임 '영역 확장'은 계속된다
대한민국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류는 이제 어느 지역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닌, 국경을 뛰어넘은 보편화된 일상으로 완전히 스며들었다.
K팝은 국적과 세대를 넘어 남녀노소 많은 이들을 열광케 한다.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는 글로벌 OTT의 확산과 함께 지구 반대편 가정의 안방을 사로잡았다. 한국 영화가 해외에서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지 오래다. 웹툰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을 타고 바다 건너 독자로부터 '엄지척'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게임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앞장서며 한류의 선봉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 2월 발행한 '2021년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연간 콘텐츠 수출(124억5290만 달러)의 전체 69.6%(86억7287만 달러)에 달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최초로 20조 원을 초과 달성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7.6%로 미국(22%), 중국(20.4%), 일본(10.3%)과 더불어 게임 강국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같은 면모에 힘입어 게임이 무역적자 위기를 극복할 분야로도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범부처 수출상황 점검회의에서 정부가 선정한 수출 유망 품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오랜 기간 '수출 효자' 종목으로서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셈이다.
우리 게임산업은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에 잘해왔던 시장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꾀한다. 게임에 신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먼저 수출 권역 다변화다. 국내 게임산업 최대 수출국은 과거에도 현재도 여전히 중국이다. 다만 몇 년 새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이외 다른 국가와 지역에 대한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게임 소비에 비교적 관대한 일본과 북미, 유럽 성과가 고무적이다. 주력인 PC와 모바일 양 게임 플랫폼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지역도 있다. 중동이다. 해외 시장 중에서도 국산 게임 이용 시간과 비용이 상위권으로 집계되는 등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게임산업과 긴밀한 협력 관계도 추진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 관점에서는 장르 및 플랫폼에서 '벽'을 넘는 시도가 잇따른다. 기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건재한 가운데 서브컬처, 타이쿤, 소울라이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서브컬처 게임의 약진이다. '에픽세븐'과 '블루아카이브'가 현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최상위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서브컬처 게임의 본고장이라는 일본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그 의미를 더한다.
종주국 일본에서 거둔 성과는 중국 시장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출시 전부터 수백만 단위 사전예약을 모으며 흥행을 짐작케 했고 기세를 몰아 현지 매출 순위권에서 순항 중에 있다. 이들 게임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새롭게 진출을 앞둔 다른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불모지'로 여겨졌던 콘솔게임 시장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P의 거짓', '붉은 사막', 쓰론 앤 리버티', '퍼스트 디센던트', '스텔라 블레이드' 등 게임이 개발·테스트 중으로 조만간 정식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글로벌 콘솔게임 시장은 7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전통적으로 북미, 유럽의 서구권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다.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콘솔게임의 경우 독일 '게임스컴'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던 만큼 시장 입성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예상케 한다.
게임산업은 이와 함께 혁신적인 신기술 도입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등이 대표적이다.
VR와 AR 기술을 통하면 각각 다른 시간과 공간을 접목시켜 이용자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이러한 기술 특성에 착안해 액션 RPG, FPS, 어드벤처 등 장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개화'되지 않은 VR게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AI의 경우 현재 가장 '핫한 테마'로 통한다. 각 사마다 전문 부서 및 인력을 두고 연구에 한창이다. 향후 스토리·캐릭터 창작, 이용자 커뮤니케이션, 이상 현상 탐지, 유저 성향·패턴 분석, 멀티플레이 지원, 디지털 휴먼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게임산업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협회장으로서, 또 게임인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영역 확장'을 무한 응원한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강신철 회장은 1999년 넥슨에 입사해 넥슨 공동대표를 거쳐 네오플 대표를 역임한 게임 전문가다. 지난 8년여간 안정적으로 협회를 운영하면서 게임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마련했으며 온라인 게임 월 결제 한도 이슈 해소에 앞장섰다. 코로나19 시국에도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올해 2월 한국게임산업협회장에 다시 선임되며 5연임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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