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개입 힘들어” 학부모 관심 많은 학교일수록 교사들은 피한다
학부모가 개입을 많이 하는 학교에서는 교사의 전보도 더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지나친 요구와 민원에 해당 학교를 떠나려는 교사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한국교육학회 2023년 연차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교사 전보와 교사 쏠림 간 관계 분석’ 논문을 보면 학생 1인당 학부모의 서비스 신청 건수 비율(학부모 관심도)이 높을수록 교사 전보율도 올라갔다. 연구팀은 2012∼2019년 경기도 내 공립초 887개교의 교사 전보 자료를 분석했다. 전보율은 재직 교사 대비 학교를 떠난 교사의 비율이다.
연구팀은 “학부모의 지나친 서비스 요구가 때때로 교사의 업무 수행에 대한 위축과 기피를 야기해 전보율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전보율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많을수록 학생과의 소통과 개별화 지도가 어려워 교사의 업무 부담이 높아진다고 봤다.
또 계약직 교사 비율이 높을수록 전보율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계약직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는 정규직 교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역에 있을 가능성이 커 전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각 교육청 전보 과정에서는 정규직 교원을 우선하고 계약직 교원은 그 빈자리를 채우는 순서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대규모 학교보다 소규모 학교에서 전보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대체로 대규모 학교는 소규모 학교보다 업무분담이 체계적이고 세분돼 있어 교사들의 잡무가 적고 업무 부담이 덜해 교사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보율이 높은 ‘기피 학교’ 일수록 저경력 교사 비율이 올라갔다. 교육청이 경력이 많은 교사가 ‘선호 학교’로 갈 수 있도록 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금도 기피 학교 근무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지만 더욱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인센티브 수준을 엄밀히 파악해야 한다”며 “각 학교 특성에 따라 교사들이 느끼는 부담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위 학교의 교사 정원 조정, 업무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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