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이닝 無사사구 無실점’ 최송희 “오늘이 야구 인생의 전환점” [야구월드컵]
[스포츠서울 | 선더베이(캐나다)=황혜정기자] 변화구 하나 없어도 제구가 되는 투수가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최송희(31)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월드컵(WBSC)’ 예선 네 번째 경기 멕시코전에 구원등판해 2.1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했다.
이날 최송희는 장단 11안타를 뽑아낸 멕시코 타선에 안타 1개만 허용한 채, 삼진 하나 없이 아웃카운트 모두를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다. 이날 대표팀은 멕시코에 0-10으로 6회 콜드게임 패했으나, 최송희의 호투가 위안거리였다.
최송희는 지난 11일 열린 호주전 때 선발 등판했지만, 1이닝 동안 안타 6개와 사사구 2개를 허용하며 5실점(4자책)하고 조기강판,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그런데 이틀 만에 ‘환골탈태’ 피칭을 했다.
‘환골탈태’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최송희의 ‘왼팔’이다. 최송희는 “호주전 때 부진하고 혼자 곰곰이 생각해봤다. 투구할 때 왼팔을 드는 동작이 너무 급하더라. 왼팔을 쭉 뻗고 나서 그 팔을 인지하고 그다음 공을 던져야 하는데, 호주전 땐 왼팔을 들자마자 공을 뿌렸다. 급했다”고 설명했다.
‘왼팔’ 동작 타이밍은 이날 경기 직전 열린 대표팀 훈련 때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송희는 왼팔을 든 손을 목표 지점 삼아 힘차게 공을 던졌고, 덕분에 볼넷은 물론 몸에 맞는 볼 하나 없이 완벽한 제구로 멕시코 타자들을 상대해 나갔다.
최송희에게 특별한 ‘마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최송희는 “오늘 변화구 감이 좋지 않아 속구로만 승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야수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뜬공을 유도한 최송희의 구위도 좋았다.
대표팀 이동현 투수코치는 최송희를 두고 “손목 채는 힘이 강한 투수다. 손목만 채지면 정말 좋은 투수”라고 했는데, 최송희가 손목이 채지는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최송희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공을 끝까지 밀어 강하게 던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최송희는 지난 5월 말 홍콩에서 열린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서 1이닝 동안 8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그런 그가 더 높은 수준의 대회인 ‘여자야구 월드컵’에선 2.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 달간 어떤 일이 있었냐는 물음에 최송희는 ‘오버핸드’에서 ‘스리쿼터’로 투구 자세를 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구가 잘 안 잡혀 고민이 많았다. 여러 시도를 해보다가 내가 먼저 이동현 코치님께 ‘팔 각도를 내리니 제구가 더 잘 잡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코치님도 내 공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그 뒤로 바뀐 투구 자세를 일관되게 던지는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송희가 팔 각도를 내리면서 속구가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져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게 됐다. 또 공의 움직임이 많아졌다. 투구 자세 변화에 그치지 않고 손목을 강하게 눌러 채는 힘까지 합쳐지며 최송희가 멕시코전에서 무적의 투수로 거듭났다.
“오늘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일 것 같아요.”
멕시코전 직전, 왼팔 타이밍을 찾으며 ‘인생투’를 펼친 최송희. 그에게 오늘은 길이길이 기억될 날이다. 2016년 야구를 시작한 최송희는 구력이 10년 채 안 됐지만 열정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2020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국제대회에 등판해 호투까지 했으니 오늘은 최송희의 ‘행복한 날’이다.
이런 행복한 날 감사한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 최송희가 재직 중인 ‘오스템임플란트’는 대표팀에 선발된 최송희와 여자야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큰 액수의 후원금을 기부했다.
오스템은 대표팀이 홍콩으로 향하기 전 3000만원을 후원했고, 홍콩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캐나다까지 가게 되자 추가 지원금을 쾌척했다. 최송희는 “든든하게 후원해준 회사에 언제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한 명이 더 있다.
“아침, 저녁마다 꼬박꼬박 연락해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 ‘퍼피’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최송희의 쑥스럽지만 진심 어린 눈빛이 ‘퍼피’를 향한 마음을 모두 말해줬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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