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4세 AVG 0.230 유격수의 생존 본능…기습번트에 홈스틸까지 ‘먹고 살자’[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똑똑했다. 베테랑으로서 상황을 잘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롯데가 2022-2023 FA 시장에서 영입한 유격수 노진혁(34). 첫 시즌 성적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수비는 건실하지만, 타격에서 생산력이 나오지 않는다. 12일 부산 KIA전까지 77경기서 235타수 54안타 타율 0.230 3홈런 30타점 29득점 7도루 장타율 0.336, 출루율 0.305 OPS 0.641 득점권타율 0.206.
지난 3년간 2할7~8푼을 꾸준히 쳤다. 특히 2020시즌에는 20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일발장타력이 있다는 평가, 기대를 안고 롯데에 입단했다. 그러나 올 시즌 잔부상으로 77경기 출전에 그쳤다. 개막 후 20경기나 결장했다.
그러나 롯데로선 이제 노진혁 없는 3유간을 생각할 수 없다. 본래 이 포지션이 취약했고, 4년간 노진혁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노진혁의 생존 본능, 혹은 위기의식이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11일 부산 KIA전서 4-0으로 앞선 6회말 공격. 노진혁은 이날도 6회 이전까지 2타수 무안타였다. 1사 1루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 KIA 좌완 김유신을 상대했다. 초구 137km 패스트볼에 헛스윙. 그러자 2구 패스트볼에 좌측으로 번트를 댔다. 타구가 강했지만, 코스가 절묘했다. 페어지역에서만 굴러가더니 3루를 넘었다. KIA가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던 타구.
이후 3루에 들어간 2사 만루서는 2루 주자 손성빈이 3루 스킵 동작을 깊숙하게 가져가자 홈 스틸을 시도했다. 단, 노진혁의 홈 스타트가 살짝 늦었고, KIA 유격수 박찬호의 홈 송구가 매우 날카로웠다. 노진혁은 홈에서 태그아웃. 래리 서튼 감독은 1점을 더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 딜레이드 홈 스틸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타석의 니코 구드럼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현실도 감안했다. 반면 번트안타는 작전이 아니었다.
노진혁으로선 방망이가 아니더라도 발과 작전수행능력으로 팀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비록 홈 스틸은 실패했지만, 팀원으로선 좋은 자세였다. 서튼 감독은 12일 부산 KIA전을 앞두고 “베테랑으로서 상황을 잘 이용하는 모습이었다”라고 했다.
타격도 생산력을 올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쓴다. 서튼 감독은 “노진혁이 타격훈련을 열심히 한다. 부진을 이겨내기 위내 노력한다. 중견수 방면 플라이볼로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1점 도망가는 타점도 올리는 등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헸다. 실제 노진혁은 12일 경기서 윤영철에게 2루타 한 방을 날린 뒤 득점을 올리는 등 무기력하지 않았다.
롯데가 지난 겨울 영입한 외부 FA 3인방(노진혁, 유강남, 한현희)은 올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심지어 1명(유강남)은 최근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대역전 5강을 위해 이들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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