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공장' 라팍이 홈인데 피홈런 억제 1위… 아쉽게 짐 싼 효자외인, 만약 내년에 잠실로 돌아온다면…

정현석 2023. 8. 1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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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피홈런을 가장 적게 허용하고 있는 투수는 누구일까.

공교롭게도 '홈런공장' 대구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삼성 라이온즈 외인 듀오 2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안우진이 단 4개의 피홈런으로 최소 홈런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올시즌도 12개의 홈런을 허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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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수아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4/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시즌 피홈런을 가장 적게 허용하고 있는 투수는 누구일까.

공교롭게도 '홈런공장' 대구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삼성 라이온즈 외인 듀오 2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과 부상으로 짐을 싼 알버트 수아레즈가 롯데 박세웅과 함께 각각 3홈런 씩만 허용했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가장 적은 피홈런이다.

LG 플럿코, 한화 문동주, 키움 안우진이 각각 4개의 피홈런으로 뒤를 잇고 있다.

홈런 억제는 구위형 투수들의 특징 중 하나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삼성 수아레즈가 LG 김현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직후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6/

지난해 안우진이 단 4개의 피홈런으로 최소 홈런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해야 할 선수는 수아레즈다. 지난해도 7홈런으로 KT 고영표와 함께 최소 피홈런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수아레즈는 49경기에 등판, 10승15패, 3.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선과 불펜 지원이 약해 불운의 아이콘 '수크라이'로 불렸다. 그만큼 승수쌓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피칭 내용은 좋았다. 최고 150㎞ 중반의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지난해 2.49의 평균자책점으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라팍을 홈으로 쓰면서 281⅔이닝 동안 허용한 홈런은 단 10개 뿐.

데뷔 첫해 1.30의 높은 그라운드볼 유도비율을 기록했던 수아레즈는 올시즌도 1.24로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그 만큼 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투수였던 셈.

부상으로 시즌 중 짐을 싸게 된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삼성은 정강이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은 수아레즈를 웨이버 공시하고, NC에서 뛰던 테일러 와이드너를 웨이버 양도를 통해 영입하기로 10일 공식 발표 했다. "잔여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기조 아래 4일 NC에서 웨이버 공시된 와이드너의 계약을 양수해 수아레즈의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최하위 탈출과 내년 시즌 반등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삼성 수아레즈가 LG 김현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직후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6/

다만, 구하기 힘든 유형의 '효자외인' 수아레즈를 놓친 건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웨이버 공시 후 일주일 지나면 수아레즈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올 가을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고, 부상 중인 수아레즈를 당장 웨이버 양수할 팀은 없는 상황.

하지만 부상 회복 후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시장에 나오면 KBO리그 검증된 구위형 투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만에 하나 수아레즈가 잠실구장 같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쓴다면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 지 상상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홈런을 맞지 않는 투수라 마음 편하게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면 이닝 효율도 부쩍 좋아질 공산이 크다. 수아레즈는 2년 간 잠실 6경기에서 단 하나의 홈런 만을 허용했다. 올 겨울 수아레즈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

참고로 2020년 골든글러브 수상자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매 시즌 10개가 넘는 피홈런(2019년 15홈런, 2020년 12홈런)을 기록했다. 올시즌도 12개의 홈런을 허용중이다. 그중 절반인 6홈런은 잠실구장에서 내준 홈런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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