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인천 초등학교서 여학생 13명 강제동원”

허종식 의원 “매일신보에 기사 실려”

1944년 7월 4일 매일신보에 게재된 인천 송현국민학교 졸업생 중 근로정신대에 13명이 합격했다는 기사.

일제강점기 인천 동구에 있던 초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 13명이 일본으로 강제 동원된 기록이 발견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1944년 인천 동구 송현공립국민학교(현 인천 송현초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 13명이 근로정신대로 일본 본토에 강제동원됐다는 기록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허 의원에 따르면 매일신보 1944년 7월 4일자 3면에는 인천부(현 인천시)의 여자 근로정신대 모집에 송현공립국민학교 1회 졸업생 중 27명이 응모해 13명이 합격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해당 학부모들은 축하 의미로 돈을 모아 일본에 가게 될 여학생 한 명당 5원씩 줬지만 국방헌금하겠다며, 이 학교 교장에게 절차를 의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같은 면 다른 기사에는 이 학생들이 함께 동원된 인천 지역 다른 학교 학생들과 7월 2일 서울에서 시가행진한 후 일본으로 떠났다고 소식을 전했다. 기사에는 ‘인천 두 곳의 우수한 여성 OO명을 선정했다’고 기록, 송현국민학교 13명과 인근 학교 학생들이 함께 동원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3세 소녀를 전쟁에 동원하기 위한 ‘여자정신근로령’은 1944년 8월 23일 공포·실시됐다. 그러나 칙령 공포 이전부터 추진되고 있었던 걸 이 기사는 보여준다 .

매일신보는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조선총독부 기관지이다.

근로정신대는 일본에서 노역을 마치고 온 여성임에도 위안부와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인식 때문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을 거란게 학계의 설명이다 .

송현국민학교 근로정신대를 포함해 인천은 학생들을 강제동원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히고 있어,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허 의원은 “강제 동원된 여학생들은 일본 항공기 부품 등을 만드는 공장 등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린아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으로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나이에 공장에서 일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강제 동원과 비교해 그 고통의 정도가 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어 “일제 강점기 일본은 인천의 학생들을 전쟁에 동원했다”며 “특히 동구와 미추홀구는 일제강점기 대규모 군수공업지대로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동원 실태에 대해 거의 파악되지 않고 있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천지역 강제동원피해여성근로자는 2016년 7명에서 지금은 3명만 남아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